"가장 기본적인 건, 이 타자가 직구와 변화구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지 보는 것이다."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상대 선수들이 낯설다. 그 건, 상대 국가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어찌 됐든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코칭스태프와 선수 입장에서는 상대를 아는 것이 급선무다.
그 중 포수는 가장 많은 공부를 해야한다. 또, 임기응변도 필요하다. 프리미어12 대표팀의 든든한 안방마님 강민호(롯데 자이언츠)가 국제대회 경기 요령을 설명했다. 많은 국가대표 경험으로 쌓은 노하우다.
29일 대표팀 훈련이 이어진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강민호는 "전력 분석 자료를 보고 연구하고, 사전 리드 계획도 세운다"고 하면서도 "결국 상대 선수를 직접 보고 빠르게 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이 타자가 직구에 능한지 아니면 변화구에 강점이 있는지 본다고 한다. 그래야 중요한 카운트를 잡는 결정구에 이 선수가 약한 구종을 선택할 수 있다. 단기전에서 이 선수가 어떤 코스에 강하고 약한지를 파악하는 것은 의미도 없고 힘든 작업이라고 했다.
두 번째는 철저히 장타를 피하는 볼배합이다. 단기전은 큰 타구 한방으로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뀔 수 있어 장타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우리 투수가 잘 던지는 공이 무엇인지, 좋은 공이 무엇인지 포수부터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다. 국제대회는 각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인다. 평소 프로무대에서 한 팀으로 뛴 적이 없기에 빨리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강민호는 "타석에서 상대하며 공을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수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팀 리더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단, 주장은 야수 최고참인 정근우(한화 이글스)가 맡고있지만 중고참에 속하는 강민호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야한다. 강민호는 "보통 소속팀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파이팅을 많이 외친다. 그런데 어린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 오면 주눅이 들어 긴장하고 있다. 이럴 때는 오히려 고참들이 더 많이 파이팅을 외친다. 그래야 어린 선수들의 긴장이 풀린다"고 말하며 "내 역할은 짧은 시간 안에 우리 팀이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