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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결승전의 또다른 의미...'인천의 힘?' 시험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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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힘을 보여라.'

인천 유나이티드가 FC서울과의 FA컵 결승전을 맞아 대대적인 총력전에 나섰다.

31일 오후 1시30분 대망의 '경인더비'가 펼쳐지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수용 규모는 6만여석. 이 가운데 원정팀 인천에 할당된 관중석은 5000석이다.

때마침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인천에서 1시간 안팎의 가까운 곳이어서 인천 구단으로서는 원정 경기의 부담을 크게 덜었다.

명색이 한국 최고의 축구팀을 가리는 FA컵 결승이자 인천 구단 출범 이후 처음 진출한 큰 무대인데 인천 선수들을 외롭게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인천 구단 직원들은 매일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인천 축구팬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단 인천 응원단의 커다란 버팀목인 서포터스 모임들이 회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올 시즌 인천 홈경기에서 응원전을 펼친 서포터는 경기당 평균 200∼300명 정도였다. FA컵 결승에서 이런 규모로는 안된다. 지난 2009년 성남과의 6강 플레이오프 성남 원정 때 500여명의 서포터가 모인 적이 있다. 인천 구단은 접근성이 성남보다 훨씬 좋은 이번 FA컵 결승서는 서포터만 1000명 정도 운집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머지 4000여석은 인천 구단의 홍보 전략과 자발적인 인천 시민으로 채워야 한다. 구단은 지난 22일부터 '비상(飛上)원정대' 모집에 들어가 대대적인 관중 유치 운동에 나서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가동해보지 못한 무료 원정대 버스도 마련하기로 했다. 재정 형편이 빠듯한 인천 구단이 허리띠를 더 졸라매 대규모 버스단을 가동하는 것은 압도적인 서울팬의 응원속에서 조금이라도 기죽지 말자는 바람때문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려 있고, 인천 구단 역사상 최고 무대인 FA컵 결승에서 5000석도 채우지 못하면 사실 이런 망신이 없다. 그래서 구단과 서포터스는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대목에서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곳은 모기업격인 인천시다. 인천시는 최근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이하 월드컵 개최도시로 선정되는 경사를 맞았다. 천안, 대전, 제주, 수원, 전주와 함께 개최도시로 선정된 인천시는 수도 서울을 제치고 꿈의 월드컵을 유치하게 됐다며 자부심을 자랑하고 있다. 나아가 개막전 또는 결승전 유치에 나설 태세다.

이를 두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으로 지방 재정이 악화된 데다, 시민구단 인천의 체불도 해결 못하면서 청소년월드컵 유치에 흥분할 일이냐"는 비판 여론도 있었다. 각종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인천시가 청소년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무기가 축구를 향한 인천의 열기와 열정이다.

이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무대가 FA컵 결승이다. 인천은 이번 FA컵 결승을 통해 축구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FA컵 결승전에 인천의 힘을 보여주지 못하면 '국내 축구 저변확대를 홀대하는 축구열기를 가지고 FIFA 주최 월드컵을 개최하는데 부끄럽지 않으냐'는 지적을 받기 십상이다.

이처럼 FA컵 결승전은 단순한 국내 최강 쟁탈전을 떠나 인천의 청소년월드컵 개최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시험무대다. FA컵 결승전의 또다른 의미이기도 하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