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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진 불안한 삼성, 결국 최형우가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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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에서 때려줘야 경기가 쉽게 풀리는데…."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 9대8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도 한숨을 쉬었다. 팀 4번타자 최형우가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내야 플라이가 2개나 나오고,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류 감독은 "최형우가 찬스에서 해주면 경기가 쉽게 풀린다"며 "연습 경기에서 감이 나쁘지 않았으니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2차전에도 최형우는 류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승패가 갈린 9회말 전까지 3타수 무안타. 마지막 9회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굴욕은 면했다. 최형우가 부진한 가운데 삼성은 2차전 1대6으로 패하며 향후 힘겨운 싸움을 예고했다.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선발-중간-마무리 자리의 3명의 주축 선수를 도박 스캔들로 인해 잃었다. 실제, 선발 싸움에서 상대에 압박감을 주지 못하고 있고 믿었던 불펜의 대안 심창민도 불안하다. 그래도 삼성이 두산과 대등한 싸움을 해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 것은 평균 팀타율 3할이 넘는 강력한 타선 때문이었다. 그 중심이 최형우다. 정규시즌 3할1푼8리 33홈런 123타점의 훌륭한 성적으로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1, 2차전 경기 감각을 전혀 찾지 못하는 모습으로 지켜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최형우를 빼고 야구를 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 믿어야 한다. 최형우도 '투수력이 약해진 가운데 내가 꼭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버리는 게 급선무다.

조짐은 나쁘지 않다. 일단, 2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첫 안타가 나왔다는 게 희망적. 류 감독도 "패배했지만 이날 경기 위안거리"라고 했다. 또, 3차전은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내리 3경기다. 최형우는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기적과 같은 역전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내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는데, 그 경기도 잠실에서 치러 좋은 기억이 있다. 삼성은 그 승리로 3승2패로 앞서나갔고, 6차전까지 잡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