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이다. 다음 경기를 볼 수 있는 여유도, 그럴 필요도 없다. 포스트 시즌 무대는 그렇다.
야구는 변수가 많다. 겉으로 보기엔 자그마한 나이스 플레이와 미스 플레이가 승패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준비한 스포츠조선의 야심찬 포스트 시즌 기획. [PS포인트]다.
타격(B) 수비(F) 주루(R) 피칭(P)으로 세분화, 요점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큰 경기는 경험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즈 타자들이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삼성에 쉽지 않은 경기였다. 경기 초반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가 무너지며 5점을 먼저 내줬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오랜 기간 실전을 치르지 못한 타자들의 방망이는 무뎌보였다. 2회까지 두산 선발 유희관을 공략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두산을 만났던 NC 다이노스도 마찬가지였다. 1차전 더스틴 니퍼트의 공을 손도 대지 못하며 0대7로 완패했다. 김경문 감독이 경기 후 "타자들 감각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었다.
하지만 삼성과 NC는 차이가 있었다. 바로 선수들의 경험과 집중력, 그리고 큰 점수차에도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3회부터 슬슬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하위 타순 이지영, 김상수가 연속 안타로 첫 득점을 만들어내며 물꼬를 텄고 두 번째 타석의 박한이까지 적시타를 때려냈다. 4회 박석민의 시리즈 첫 홈런포도 나왔다. 두산도 추가점을 냈지만, 점점 달아오르는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에 긴장을 지울 수 없었다.
마지막 관건은 조용하던 중심타선이었다. 야마히코 나바로, 최형우가 부진했다. 하지만 나바로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7회 4-8 상황서 추격의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불펜이 약한 두산이기에, 1점을 앞서는 상황임에도 삼성이 마치 역전을 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렇게 극도의 긴장을 느낀 두산에서 큰 실수가 나왔다. 1루수 오재일의 실책으로 삼성이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도박 스캔들로 주축 투수 3명을 잃었지만, 평균 팀타율 3할이 넘는 막강한 타선은 살아있었기에 이 방망이의 힘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리고 타자들이 응답했다. 오랜만에 치른 실전에서 홈런 2방 포함, 안타 11개를 때려냈다. 삼성 타자들의 실전 감각이 회복되는 데는 타순 한 바퀴면 충분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