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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핸드볼 9년 연속 올림픽 진출, 그 숨은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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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마친 뒤 한국 핸드볼은 위기였다.

'언니들의 졸업식'은 감동이었다. 하지만 이어진 것은 눈물이었다. 뜨겁게 달아 올랐던 열기는 곧 냄비처럼 차갑게 식었다. 동메달 신화를 일궜던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불과 몇 달 만에 국제대회를 앞두고 유니폼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최태원 SK회장이 2008년 대한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하면서 일대 변혁의 시기가 찾아왔다. 20년 염원이었던 핸드볼전용경기장 건립을 시작으로 핸드볼발전재단, 아카데미 신설을 통해 우수 선수들이 발굴되기 시작했다. 핸드볼코리아리그도 드래프트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일부 강팀들의 잔치라는 오명을 서서히 벗고 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행의 초석이 된 발걸음이었다.

리우올림픽 아시아예선을 통해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이 증명됐다. 지원과 노력 속에 성장한 선수들이 주축이 된 여자 대표팀은 일본, 중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권 팀들을 상대로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점수차로 승리를 하면서 한 차원 다른 '클래스'를 증명했다. 지원도 돋보였다. 국제대회마다 손에서 말그대로 불이 날 정도로 선수들을 챙겨야 했던 물리치료사가 두 명 배속된데 이어 비디오분석관까지 동행하며 압승의 지원군 역할을 했다. 25일 일본전을 앞두고는 비디오 분석으로 일본의 패턴플레이를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센터백 김온아(인천시청)는 "비디오 분석 결과 수비를 단단히 하면서 속공으로 이어가는 플레이를 연구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맞아 떨어졌다"고 공을 돌렸다. 이들 외에도 현지에서 선수단을 물심양면 지원한 한정규 대한핸드볼협회 회장 직무대행과 김진수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 및 일본전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친 핸드볼 관계자들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제 남은 목표는 리우올림픽 메달이다. 씨앗을 뿌린 핸드볼은 아시아에서 싹을 틔웠다. 이제 리우에서 수확에 나서는 일만 남았다.

나고야(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