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의미가 없었다. 화합과 배려 공존만이 가득했다. 그 상징은 푸른 운동화끈이었다. 잠실 한강변이 푸른색으로 넘실댔다.
(사)스페셜올림픽코리아(회장 나경원)와 롯데그룹이 공동 주최하고, 스포츠조선이 주관하는 슈퍼블루마라톤이 24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과 그 주변에서 펼쳐졌다. 이번 대회는 슈퍼블루 캠페인 프로그램의 하나로 올해 첫 발을 내딛었다. 슈퍼블루 캠페인은 2013년 시작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10가지 약속이 있다. ▶장애우가 아닌 장애인이며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다. ▶장애는 '앓는' 것이 아니라 '갖고 있는' 것이며 ▶벙어리 귀머거리 대신 언어, 청각 장애인이라 부르며 ▶절름발이 등 장애인에 비유한 비난조의 말을 지양하자는 약속이다. 여기에 ▶장애인을 힐끗거리거나 딱하다는 듯 혀를 차는 행동을 삼가고 ▶장애인에게 도움을 줄 때는 상대의사를 먼저 물어보며 ▶지적 장애인에게 반말을 하지 말고 ▶장애인용 화장실과 주차구역을 지키며 ▶장애인이 건널목을 건널 때는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약속이다.
이런 10가지 약속을 함께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자리가 바로 슈퍼블루마라톤이었다. 참가자들은 장애인들의 '희망'과 '자립'을 상징하는 푸른 운동화끈을 매고 '장애인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한발 한발에 담았다.
이날 대회에는 5000여명의 마라톤 동호인과 장애인 그리고 가족들이 참가했다. 나경원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은 "슈퍼블루마라톤에서는 빨리 뛰는 것보다 천천히 함께 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가장 마지막에 들어오는 선수가 박수를 받는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스포츠, 연예 스타들도 동참했다. 국민 마라톤 영웅인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 홍보대사를 맡았다. 황 감독은 장애인들과 5㎞코스를 함께 달렸다. '덤덤'으로 인기 급상승 중인 5인조 걸그룹 '레드 벨벳'도 등장해 참가자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참가자들 모두 즐거운 모습이었다. 우선 코스가 좋았다. 이날 대회 코스는 2개로 나눠 진행됐다.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출발해 청담대교를 지나 돌아오는 5㎞ 코스(슈퍼블루 코스)와 같은 장소에서 출발해 천호대교에서 돌아오는 10㎞코스에서 열렸다. 참가자들 모두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한강변을 달리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렸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인기 개그맨 양상국이 진행하는 2부 행사도 열렸다. 발달 장애인으로 구성된 '위플 밴드'가 흥겨운 축하무대를 펼쳤다. 국기원 시범단의 에너지 넘치는 태권도 공연도 열렸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되는 화합의 장이었다. 잠실=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