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가 도루에 실패했을 때, 분위기는 더 올라갔다."
두산 민병헌은 이렇게 말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 양의지의 도루 실패를 두고 한 말이다.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이 열릴 대구 야구장. 경기 전 민병헌은 플레이오프 5차전을 곱씹었다.
당시 민병헌은 "양의지의 기습적인 도루가 실패했다. 하지만 팀 분위기는 그때부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NC와의 PO 5차전 2회 볼넷을 얻은 양의지는 기습적인 도루를 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플레이였다. 2차전 나성범의 타구에 맞아 오른쪽 엄지발가락 미세골절을 당한 상태였다.
때문에 출전 자체가 쉽지 않은 양의지였다. 그러나 좋은 주루 센스를 지닌 양의지는 NC 배터리의 의표를 찔렀다. 하지만 스피드 자체가 나지 않았다. 결국 아웃됐다.
민병헌은 "사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양의지의 도루 실패는 분위기를 완전히 가라앉힐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분위기는 더욱 강렬해졌다"고 했다.
하지만, 민병헌은 삼성의 저력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여파'가 있지만, 삼성은 기본적으로 이기는 방법을 아는 팀이다. 내부적으로 '그래도 우승을 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며 "중요한 순간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문제다. 17타수 1안타를 쳐도 문제없다. 어떤 순간 어떤 타격이 나오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당연히 바뀐다"고 했다.
민병헌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타격이 좋지 않았다. 4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1경기 타격 결과가 좋지 않아도, 다음 경기 잘 치면 된다는 의지와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민병헌의 마인드 역시 그렇다. 단기전에서는 그래야 한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