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명단이 나왔다. 삼성은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제외됐다.
투수는 12명이다. 야수는 16명이다. 포수가 2명, 내야수가 8명, 외야수가 6명이다. 두산 역시 투수가 12명이다. 포수가 2명, 내야수가 9명, 외야수가 5명이다.
과연 주축 선수 3명이 빠진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거치고 올라온 두산. 과연 그들의 실제 객관적 전력은 어떨까.
▶선발(삼성 8=두산 8)
두산은 강력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있다. 하지만 구위만 놓고 본다면 삼성의 에이스 피가로도 만만치 않다. 문제는 삼성의 경우 피가로를 1차전에 배치, 최대한 활용폭을 넓힐 수 있다. 반면 니퍼트의 경우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등판 이후 사흘 휴식 뒤 투구를 했다. 결국 체력적 부담이 있다.
삼성은 윤성환이 빠졌지만, B 플랜은 분명히 있다. 일단 장원삼과 클로이드가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공산이 크다. 게다가 차우찬이 여차하면 선발로 등판할 수 있다. 정인욱도 대기할 수 있다. 결국 삼성 입장에서는 단기전에서 특유의 '1+1 전략'을 쓰지 못하지만, 선발만 놓고 보면 두산에 뒤지지 않는다.
두산은 니퍼트와 함께 장원준이 강력한 1-2 펀치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3선발 유희관은 계속 부진하다. 이현호가 4선발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4차전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차우찬이 입증된 카드라면, 이현호는 구위는 좋지만 변수가 많은 카드다.
▶중간계투 & 마무리(삼성 7=두산 7)
이번 시리즈의 승패를 결정할 가장 큰 변수다.
삼성은 시스템 자체가 무너졌다. 안지만과 임창용은 삼성의 필승계투조의 8회, 9회를 담당하던 핵심 요원이다. 이 틀을 다시 짜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더블 스토퍼(심창민 차우찬)를 내세울 예정이다. 여기에 선발 야구를 강조하고 있다. 즉, 선발이 최대한 많이 끌어준 뒤 차우찬과 심창민이 마무리한다는 의미다. 이 부분은 냉정하게 얘기하면 '승부처'에서 신용운 김기태 박근홍 등은 믿기 힘들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계투진의 구위나 경기력을 보면 삼성이 두산보다 낫다. 하지만 낯선 시스템과 한국시리즈의 중압감이 결합된 상태에서 어떤 경기력이 나올 지는 의문이다.
두산은 플레이오프에서 확실한 약점을 노출했다. 이현승 외에는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함덕주와 노경은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1점 싸움'은 확실히 무리다. 앤서니 스와잭이 끝내 한국시리즈 출전이 무산된 것도 악재다.
냉정하게 보면 두산의 중간계투진은 임창용과 안지만이 빠진 삼성의 계투진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없다.
▶타격(삼성 9 > 두산 8)
타선에서 삼성과 두산은 비슷하다. 일단 상, 위 타선이 골고루 폭발력을 지닌다는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큰 무대 경험이 많다. 결국 과감한 수싸움과 스윙을 돌린다는 의미다.
분명 차이는 있다. 중심은 삼성이 확실히 더 강하다. 야마이코 나바로가 3번에 배치된다면, 사실상 클린업 트리오는 나바로와 최형우 박석민 이승엽 등 4명이 된다. 게다가 두산보다 장타력에서 앞서 있다.
삼성은 구자욱 박해민 김상수 등 기동력이 좋은 타자들이 많다. 하지만 두산 역시 포스트 시즌에서 강한 주력을 과시하고 있다. 도루에 관한한 두산의 정규리그 기록은 의미없는 상태다. 그동안 민병헌 오재원 등이 햄스트링 부상을 우려, 제대로 뛰지 않았지만 포스트 시즌은 다르다. 두산은 데이빈슨 로메로가 부진하면서 외국인 타자 쿼터 하나를 까먹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기세나 타격감은 두산이 더 낫다. 게다가 김재호 오재원 등이 배치돼 있는 하위타선은 두산이 삼성보다 좀 더 강한 느낌이 있다.
▶포수(삼성 8 < 두산 9)
양의지는 확실히 임팩트가 있다. 포스트 시즌에서 리그 최고의 포수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게다가 공격에서 확실한 한 방도 보유하고 있다. 두산 최재훈의 경우 강한 어깨를 지니고 있다. 게다가 좋은 블로킹 능력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백업 포수로서는 제격이다.
이지영과 이흥련은 매우 견실한 포수다. 강한 어깨와 함께 좋은 수비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온전히 한국시리즈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그동안 두 선수와 함께 베테랑 진갑용이 있었다.
결국 포수는 두산이 좀 더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
▶내야수(삼성 9 > 두산 8)
삼성은 8명, 두산은 8명을 택했다. 두 팀의 내야수는 모두 최상급이다. 수비력만 놓고 보면 비슷비슷하다. 상황대처능력과 수비의 폭 등을 감안하면 두산이 좀 더 낫지만, 삼성의 수비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타격의 경우 오히려 삼성이 앞선다. 나바로가 있고, 구자욱과 박석민 채태인 이승엽 등이 버티고 있다. 두산은 허경민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오재원은 살아나고 있다. 김재호도 제 몫을 해 준다. 하지만 로메로가 여전히 개점 휴업 상태다. 때문에 내야수들의 타격 능력에서는 삼성과 약간의 격차가 있다.
하지만 백업진의 경우 두산이 좀 더 낫다. 최주환과 로메로는 공격에서 고영민은 수비와 주루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은 백업진의 능력이 약간 떨어지는 편이다.
▶외야수(삼성 9=두산 9)
외야진 역시 리그 최고 수준이다. 삼성은 최형우 박해민 박한이가 버티고 있다. 경험과 공수주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두산 역시 김현수 정수빈 민병헌이 있다. 삼성은 외야수 6명, 두산은 5명을 선택했다. 그만큼 두산 입장에서는 주전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수비 측면에서는 두산이 좀 더 낫다. 일단 수비 폭에서 세 선수는 정상급이다. 김현수의 경우 최근 2년간 수비력 자체가 매우 견실해졌다. 반면 삼성은 최형우가 약간 느리다.
주전 3명만 놓고 보면 두산이 미세하게 앞선다. 김현수와 민병헌의 타격능력은 외야수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플레이오프에 완전히 살아난 정수빈이 있다. 삼성은 군에서 제대한 배영섭이 변수다. 삼성의 주전 중견수였던 배영섭 역시 공수주를 갖춘 선수다. 결국 질에서는 두산, 양에서는 삼성이 더 우세한 외야진이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