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계약을 놓고 고민중인 넥센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변수로 곤혹스런 모양새다. 넥센은 최근 일본계 금융기업 J트러스트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고 있다.
넥센 관계자는 26일 "아직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언론보도가 나와 혼란이 가중됐다. 팬들이 우려하시는 부분을 구단 내부에서도 모르는 바 아니다. 부정적인 기류와 후폭풍에 대해 구단내부에서 먼저 고민하고 있었다. 스폰서 계약 기준에 돈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현재로선 넥센과의 재계약, 4~5개의 국내기업과의 복수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J트러스트가 내건 조건이 가장 좋은 것은 사실이다. 금액도 많지만 구단 운영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그은 부분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넥센 내부에서도 최근 들어 J트러스트와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놓고 부정적인 기류가 일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 구단 고위층에서도 어느정도 반발은 감안했지만 비난 폭이 예상치를 뛰어넘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구단의 정체성 고민도 가중되고 있다.
J트러스트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J리그 후원과 동아시안축구대회 메인 스폰서, 배구단 운영 등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고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할 의지로 넥센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전에 뛰어들었는데 뜻하지 않게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J트러스트는 저축은행의 20%대 금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스포츠 전문지 기자들의 오해로 일본계 대부업체라는 불편한 표현이 나왔다는 반응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J트러스트는 현재는 대부업을 정리하고 국내 저축은행의 연쇄 파산을 틈타, 저축은행을 인수해 제2금융권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일본계 자금, 일본회사, 대부업으로 성장발판을 마련, 일본내에서의 강제추심 파문 등은 사실이다.
J트러스트가 국민스포츠인 프로야구에 단순 스폰서가 아닌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하게 되면 야구장에서 팬들은 'JT'를 연호해야할 판이다. 막대한 국민세금이 들어간 고척돔의 사실상 첫 주인(?)이 될 수 있다.
히어로즈는 이장석 대표가 수년간 해마다 수십억원의 사재를 털어 운영하고 있다. 자금난 와중에도 팀을 성장시키고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성공적인 구단운영 롤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밑빠진 독에 물을 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리인줄 알면서도 100억원 이상의 후원과 성적 인센티브, FA계약금 제공 등 특별보너스를 제시한 J트러스트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히어로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입장 표명을 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오리무중이지만 새로운 기업과의 네이밍스폰서 계약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