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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올해 7조원 적자 '사상 최대'…현대차 영업이익과 맞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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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조선 빅3는 경기 불황에다 해양플랜트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사상 최대인 7조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경영 부실, 노사 갈등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직격탄을 맞는 중소형 조선사 뿐만 아니라 국가와 지역경기에 까지 악영향을 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올해 연간 총 7조4000여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맞먹을 정도의 액수다.

이같은 조선 빅3의 천문학적인 적자는 국내에 조선업이 생긴 이래 처음이다. 또한 이들 업체들이 동반 적자를 내는 것도 최초다.

지난 2분기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대우조선은 5조3000여억원 적자가 예상되며 삼성중공업이 1조5000여억원, 현대중공업이 6000여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추가 부실이 놀어나면서 조선 빅3의 올해 적자가 사상 최대 규모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이들 업체가 향후 10년간 일해도 갚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적자 규모"라고 밝혔다.

지난해 4710억원의 흑자를 냈던 대우조선은 올해 상반기에만 해양플랜트 악재가 반영되면서 3조원 넘게 적자를 냈다.

저가 수주했던 일부 해양플랜트 공사의 공정 지연과 설계 변경 등으로 공사비가 증가하면서 수조원까지 적자가 폭증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영업손실만 5조3000억원에 이르고 2017년에 이르러서야 실질적인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상반기에 3조2000여억원, 하반기에 2조1000여억원의 적자가 전망됐다.

뿐만아니라 대우조선은 4조원 안팎의 금융지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대우조선의 고강도 자구계획과 함께 그에 대한 노사의 동의서를 먼저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자구계획과 노조 동의 없이는 정상화도 제대로 이행하기 어렵고 금융권의 자금 수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노조는 자금지원을 빌미로 임금 동결이나 파업 포기 등을 요구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경영 정상화는 진통을 겪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손익 전망 공시를 통해 매출 10조7000억원에 1조37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도 불확실성이 커서 올해 적자 규모가 최대 1조50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자산 매각과 임원 감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기본급 0.5% 인상 등을 포함한 임단협 협상안을 투표를 통해 통과시키는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지난해 3조25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던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4719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하반기에도 2500억원 수준의 적자 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이 2년 연속 적자를 내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 갈등은 여전하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임금협상 교섭에서 임금 동결,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안전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임금 12만756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국내 조선 빅3의 수주잔량 규모는 여전히 세계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지난 9월 말 기준 조선 수주잔량 1∼3위를 싹쓸이했다. 4∼5위 역시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차지했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현재의 위기 상황만 잘 극복하면 빠른 속도로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의 조선사들이 올 들어 공격적으로 수주를 따내며 국내 조선사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중국 조선소들은 수준 잔량 기준 세계 6~9위까지 휩쓸었다. 일본업체들도 10위권에 포함되거나 근접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사상 최대 위기로 맞고 있다"며 "자칫하면 중국 등 다른 국가에 조선 수주 1위자리를 빼앗길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노사의 뼈를 깎는 양보와 정부의 실질적 지원 등이 절실한 시기"라고 덧붙였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