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영원한 '마왕' 고 신해철의 1주기를 앞두고 방송가도 추모 대열에 동참했다.
24일에는 두 편의 음악 프로그램이 신해철 특집으로 꾸며져 뭉클한 감동과 진한 그리움을 선사했다.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후배 가수들이 신해철에게 바치는 헌정 무대로 꾸며졌다. 하동균, 정동하, 홍경민, 키스, 케이윌, 손승연, 테이는 혼신을 다한 무대로 신해철을 추억했다.
케이윌은 신해철의 음악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됐는지 고백하다 끝내 말을 잇지 못했고, 손승연은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다 감정이 북받쳐올라 눈물을 흘렸다. 활기찬 분위기로 '안녕'을 편곡한 홍경민도, 진한 감성으로 신해철을 재현한 정동하와 하동균도, 신인다운 패기로 무대를 꾸민 키스와 장엄한 분위기로 엔딩을 장식한 테이도, 좀처럼 먹먹한 가슴을 억누르지 못했다.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 씨는 무대를 즐기면서도 눈물을 떨궜고, 대기실의 가수들도 종종 할 말을 잃는 모습이었다.
JTBC '히든싱어4'는 팬들이 꾸미는 무대였다. 신해철의 음악을 사랑해 목소리까지 닮아버린 모창 능력자 5인이 신해철을 다시 무대 위로 소환했다. 매번 경이로운 모창으로 감동을 선사해온 '히든싱어'지만, 이날은 좀 더 특별했다. 1라운드 '재즈카페'부터 마지막 라운드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까지 매 라운드마다 감탄과 슬픔과 눈물이 함께했다. 신해철이 함께했더라면 어땠을까 부질 없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무대들에, 그의 부재가 더욱 진하게 다가왔다. 신해철과 각별한 인연을 쌓은 패널들은 모창 능력자들의 혼신 어린 무대에 고마워했다.
신해철의 작업실까지 찾아가 신해철의 생전 목소리를 찾아온 제작진의 숨겨진 노력도 칭찬할 만하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모창 능력자들과 어우러진 신해철의 목소리를 들으며 울고 웃었다.
이날 최종 우승자는 고 신해철. 무려 75명의 청중이 신해철의 목소리를 선택했다. 귀가 아닌 가슴으로 기억해 찾아낸 목소리였다.
'불후의 명곡'과 '히든싱어4'가 마련한 마왕과의 만남. 신해철이 떠난 빈자리는 너무나 컸지만, 그의 음악은 후배 가수들과 팬들의 목소리를 통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었다.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