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기 위해 100% 노력을 하겠다."
최진철 17세 이하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최진철호는 플랜B도 견고했다. 17세 이하 대표팀이 24일(한국시각) 칠레 코킴보 프란시스코 산체스 로모로소에서 열리고 있는 잉글랜드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이전 경기들에 비해 베스트11의 면면이 5~6명이 바뀌었지만,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하는 경기 형태는 바뀌지 않았다. 잉글랜드의 측면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중반 이후에는 흐름을 가져왔다.
이날 최 감독은 4-2-3-1 카드를 꺼냈다. 유주안를 원톱으로 2선에는 박상혁(이상 매탄고) 이상헌(현대고) 유승민(영생고)이 포진했다. 더블볼란치에는 장재원(현대고) 이승모(포항제철고)가 섰다. 포백에는 윤종규(신갈고) 이상민(현대고) 김승우(보인고) 황태현(광양제철고)이 배치됐다. 골키퍼 장갑은 이준서(오산고)가 꼈다. '코리안 메시' 이승우(바르셀로나B)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기니전과 비슷한 흐름이었다. 갈길 바쁜 잉글랜드를 상대로 무게중심을 뒤로 낮췄다. 미드필더들도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뒀다. 잉글랜드의 공격은 단조로웠다.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다 였다. 중앙 공격은 거의 없었다. 이상민이 지키는 중앙은 한수위의 제공권을 앞세워 잉글랜드에 슈팅찬스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준서 골키퍼의 높이도 빛났다. 다만 윌록의 1대1은 위협적이었다. 첫 출전한 황태현은 다소 고전했다. 이승모 유승민 등이 후반에는 황태현을 더 도와줄 필요가 있다.
잉글랜드의 공격이 활로를 찾지 못하자, 한국의 공격이 살아났다. 이상헌과 박상혁이 공격을 주도했다. 박상혁은 26분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린데 이어, 32분에는 이상헌의 코너킥을 결정적인 헤딩슈팅으로 연결했다. 아쉽게 골키퍼에 막혔다. 잉글랜드의 수비는 좌우에서 빠르게 흔들면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잉글랜드가 약점을 노출한만큼 후반에는 좌우 윙백들의 과감한 오버래핑과 이승우 김진야 등 적절한 교체 카드를 통해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한국 남자축구의 FIFA 주관대회 첫 조별리그 3연승의 꿈은 후반 45분에 달려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