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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타율 0.556 외계인 테임즈, 박민우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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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의 외국인타자라 불리는 테임즈가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21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테임즈는 3타수 3안타 1타점, 2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100% 출루를 기록했다. 두산 투수들은 테임즈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을 수 없었다.

테임즈의 진가는 개인 활약 이면의 팀플레이에서도 빛났다. 테임즈는 팀후배 박민우를 살렸다. 박민우는 PO 3차전 2회말 악몽을 경험했다. 1-1로 팽팽하던 2사 3루에서 치명적인 송구실책을 했다. 1-0으로 앞선 2회말 NC선발 손민한은 2사를 잡은 뒤 두산 9번 최재훈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1번 정수빈에게 우중월 3루타를 맞았다. 1-1 동점이 됐고, 다음타자는 2번 허경민. 잘맞은 타구는 2루 베이스쪽을 빠르게 향했다. 잘 따라간 NC 2루수 박민우는 역동작에 걸렸지만 주저 앉으며 타구를 걷어냈다. 타구는 빨랐고, 송구 타이밍은 여유 있었다. 하지만 박민우의 송구는 터무니없이 높아 1루수 테임즈가 점프를 했지만 상대 덕아웃쪽으로 빠졌다. 명백한 송구 실책. 3루주자가 홈을 밟아 역전이 됐다. 다행히 후속타자 3번 민병헌의 3루 강습타구를 지석훈이 잘 마무리해 추가실점을 막았다.

곧이은 3회초 NC공격에서 테임즈는 1사 1,2루에서 깔끔한 동점타를 때려냈다. 무사 1,2루에서 3번 나성범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는 바람에 4번 테임즈마저 그냥 지나쳤으면 득점이 쉽지 않았다. 테임즈의 동점타 이후 NC는 2점을 더 뽑아 5-2로 재역전하며 승기를 잡았다. 테임즈는 실책 후 수비때마다 박민우를 보면 박수를 보내며 파이팅을 주문했다. 자주 엉덩이를 툭툭치며 격려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날 박민우는 스스로 6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수비실책을 공격에서 만회했지만 테임즈 덕분에 마음의 짐을 덜수 있었다. 박민우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수비 실책으로 꽤 고생을 했다. 지난해 신인왕이지만 이제 22세. 어린 박민우에게 생애 첫 플레이오프는 긴장되는 무대였다.

실책을 하자 대선배인 유격수 손시헌은 "너 실책 한두번 했냐. 마음에 두지 마라"며 격려를 했고, 손민한은 최고령 포스트시즌 선발승을 거둔 뒤 "수비실책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며 후배 감싸기에 바빴다. 하지만 막힌 곳을 뻥뻥 뚫어준 테임즈를 잊을 순 없었을 터. 이날 NC는 결국 16대2로 대승을 거뒀다. 박민우의 수비 실책은 지나가는 해프닝으로 묻혔다. 결과가 좋으면 실책도 좋은 경험이 되고, 반대의 경우엔 상처로 남는다.

가을 남자 테임즈는 여전한 모습이다. 올해 사상 첫 40홈런-40도루를 기록하고 타격왕(0.381)에 공격 전부문을 뒤흔드는 몬스터 시즌을 보냈는데 가을에도 적수가 없다. 타석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기를 뿜어내고 있다.

PO3차전에선 큰 소득도 있었다. 테임즈는 올시즌 잠실구장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잠실에서의 타율은 0.216에 불과했다. 홈런도 16경기에서 2개. 사직에선 타율 0.444, 대전 0.345, 마산 0.399, 대구 0.310, 목동은 무려 0.647이었다. 하지만 이날 잠실구장에서 보란 듯이 대폭발했다.

테임즈의 잠실 울렁증 극복은 PO뿐만 아니라 남은 포스트시즌 일정에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NC가 만약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잠실에서 중립경기 5,6,7차전을 치러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