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실책 한두번 했냐."
NC 다이노스 베테랑 유격수 손시헌의 독한 독설의 격려가 어린 후배 박민우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을까.
NC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21일 잠실구장. 1회 선취점을 낸 NC는 2회 박민우의 치명적인 송구 실책으로 1-2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 흐름이 상대로 넘어가려는 순간, 3회 선두타자로 나온 박민우가 안타로 출루한 것이 시발이 돼, NC는 베테랑들의 불꽃 안타쇼로 5-2 역전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지난해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수비 실책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었던 박민우는 이날 경기 팀의 16대2 대승으로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공격에서 3안타를 치며 실책의 아픔을 모두 날렸다.
재밌는 건 실책이 나온 순간 유격수 손시헌이 전한 충고. 손시헌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민우에게 '너 실책 한두번 했냐. 벌써 여러번 보여주지 않았나. 편하게 해라'라고 말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하며 "나도 실책을 많이 해봤다. 결정적인 끝내기 실책도 해봤다. 나도 그 순간을 다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은 앞으로 어떤 넥스트 플레이를 해야 할지만 생각해라. 다 지나간다라고 얘기해줬다"고 밝혔다.
한편, 투수 손민한도 "역전 당한 상황에서 다음에 어떻게 던질지만 생각했지, 실책한 야수를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며 박민우를 감쌌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