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많은 선수들이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하나 이상의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있을 것이다. 삼성 이승엽 역시 그렇다.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서 9회말 이승엽이 쏘아올린 동점 스리런포는 프로야구팬들이 한국시리즈하면 떠오르는 명장면 중 하나다. 2003년엔 한시즌 최다인 56호 홈런도 터뜨린 장소다.
대구시민야구장의 프로야구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0월 2일 kt전에서 이승엽은 뛰지 못했다. 옆구리 부상으로 2군에서 재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대구시민야구장과 이별을 하게 된다.
이승엽은 "두산이 올라오면 모르겠지만 일단 2차전이 (대구시민구장에서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뛰겠다"면서 "82년부터 역대로 많은 대선배님께서 거쳐가신 곳이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도 여기서 뛸 수 있었다. 그분들이 마음속으로 후배들에게 기를 주시면 좋겠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다시는 여기서 프로야구를 하지 않으니까"라고 했다.
지난 9월 17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이후 정식경기를 갖지 않았던 이승엽으로선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타격감을 올리기에 한창이다. "옆구리 통증은 괜찮다. 처음 부상당한 부위라 개인적으로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 문제없다"면서 "문제는 타격감이다. 3주를 배트를 잡지 않았기 때문에 원위치 시키기 힘들다"라고 했다. "20대 때는 조금만 연습해도 스피드가 돌아왔는데 이제 39세다. 20대보단 떨어진다"며 웃은 이승엽은 "그래도 2주전부터 배팅을 할 수 있는 재활 프로그램을 해서 타격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됐다. 아직 한국시리즈까지 시간이 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서 두산 니퍼트, 2차전서 NC 스튜어트의 피칭을 봤다는 이승엽은 "역시 단기전은 투수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면서 "그래도 잘쳐야한다. 기회가 몇번 오지 않는다. 한번이라도 놓치면 팀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승엽은 지난해 정규시즌 때 타율 3할8리에 32홈런, 101타점의 맹활약을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선 밸런스가 무너지며 타율 9푼5리(21타수 2안타)에 1홈런, 3타점에 그쳤다. "작년의 실패를 다시 되풀이 하지 않도록 더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NC와 두산 중 어느팀이 올라오면 좋겠냐는 질문에 "어느팀이든 상관없다. 단기전이라 경기는 모른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1차전부터 전쟁이다"라는 이승엽은 "우리 팀이 3주동안 쉬었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있다"라고 했다.
이승엽은 오른손을 펴면서 "한국시리즈 우승반지가 4개(2002, 2012, 2013, 2014년)있는데 5개를 채우고 싶다"며 우승의 열망을 다시한번 밝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