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지난 20일 내년 시즌 김용희 감독을 보좌할 코칭스태프 보직을 확정해 발표했다.
눈에 띄는 인사는 넥센 히어로즈 김성갑 2군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한 것이다. 신임 김 수석코치는 지난 1995년 은퇴 후 현대 유니콘스, 넥센 히어로즈에서 20년 가까이 지도자 생활을 해온 '베테랑'이다. 경험이 풍부하고 선수단을 하나로 아우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SK 구단에도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김 코치 말고도 장광호 전 LG 트윈스 코치, 김인호 전 kt 위즈 코치가 이번에 SK로 옮겨 새로운 분위기 형성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또 KBO리그에서 지도자 경험을 오랫동안 쌓아온 일본인 후쿠하라 코치도 이번에 SK에 합류했다. 후쿠하라 코치는 2007~2009년, 2011년 SK에서 수비와 주루코치를 맡았고, 2012년 한화 이글스에서 수비 코치를 담당했었다. 5시즌 동안 국내에서 코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선수단 소통과 이해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박경완 육성총괄이 현장으로 돌아와 배터리코치로 기용된 것도 전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만하다. 박 코치는 2014년 2군 감독을 거쳐 올해 육성총괄을 맡으면서 전력 분석과 외국인 선수 업무에도 관여했다.
전반적으로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선수들과의 의사소통 및 실전능력 배양을 중시하는 지도자들이 많이 기용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김성갑 코치에 대해서는 김 감독은 물론 구단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15년만에 현장으로 돌아와 쓰디쓴 실패를 경험한 김 감독을 실질적으로 보좌할 수 있는 코칭스태프가 구성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앞으로 3개월간 진행될 SK의 스토브리그에는 더욱 큰 난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의사결정이 불편부당없이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 SK는 또다시 어려움을 피할 수 없다. SK는 올시즌 수많은 시행착오를 한만큼 이번 스토브리그서 난제들에 신중하게 접근할 예정이다.
먼저 외국인 선수 문제다. 사실 올시즌에도 SK는 외국인 농사가 흉년이었다. 메릴 켈리와 트래비스 밴와트가 전반기 들쭉날쭉한데다 밴와트는 7월초 부상으로 물러났다. 2년만에 돌안 크리스 세든은 적응하는데만 한 달 이상을 소요하는 바람에 순위 싸움이 치열하던 7~8월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은 클러치 능력 부족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일단 켈리와 세든은 재계약이 유력하다. SK 내부에서도 두 선수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그러나 SK는 팔목 부상을 입은 밴와트에 대해서도 재활 과정 등을 계속해서 체크하겠다는 입장이다. 켈리와 세든이 올시즌 막판 보여준 것이 '진짜' 실력이라면 반드시 잡아야 한다. 켈리는 4연승, 세든은 5연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에이스 김광현, 켈리와 세든, 그리고 올해 선발로 성장한 박종훈 등 SK는 내년에는 좀더 탄탄한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다. 그러나 브라운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28홈런 말고는 보여준 것이 없고 기대할 것도 없는게 사실이다. 내년에는 클러치 상황에서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것도 '반반의 확률'밖에 안된다.
FA 시장에서는 좀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겨울 SK는 내부 FA 5명과 모두 계약을 했다. 최 정(86억원) 김강민(56억원) 조동화(22억원) 나주환(5억5000만원) 이재영(4억5000만원)에게 총 174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계약 첫 시즌 기대치를 채운 선수는 없다고 봐야 한다.
이번에는 FA 대상자들이 더 많아졌다. 정우람 윤길현 채병용 박정권 정상호 박재상이 FA 자격을 갖췄다. 이 가운데 정우람 박정권 정상호 등은 시장 수요가 높은 선수들이며, 일부는 몇몇 팀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과연 이들중 누구를 잡을 수 있을지, 아니 잡아야 할 지를 놓고 SK는 이미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해처럼 쓸 수 있는 돈은 쓰겠지만, '내부 FA는 모두 단속한다'는 원칙은 없다. 이번 FA 투수 중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우람의 경우 SK가 어느 정도 '선'까지 접근할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올시즌 FA에 대한 팀내 정서라면 마냥 관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SK는 이번 스토브리그서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에 대해 책임을 약속해야 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