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5연패에 분명 먹구름이다. 이젠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4연패를 했던 삼성의 우승 DNA가 다시 발현되길 기대해야 한다.
삼성은 20일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투수 3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의 혐의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의혹을 받고 있는 것만으로도 선수 본인이 정신적으로 지쳐있고, 팀 분위기 또한 어수선해 이들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르기로 한 것.
아무리 정규리그 우승팀이라고 해도 주축 투수 3명이 빠진 채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것은 아무래도 어렵다.
보통 한국시리즈에선 1위 팀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키워 플레이오프 승리팀을 힘으로 밀어부쳐 우승을 해왔다.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지친 투수와 타자들을 쌩쌩한 구위와 힘찬 스잉으로 물리친 것. 올해 한국시리즈에선 삼성 마운드가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삼성의 막강 타선에 무게가 쏠릴 듯. 삼성은 무려 10명의 타자가 100안타를 칠 정도로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는다. 팀타율이 역대 최고인 3할2리였다. 타율 3할4푼9리로 팀내 리딩히터가 된 구자욱과 도루왕 박해민의 테이블세터진이 좋고, 48홈런에 137타점으로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선보인 나바로와 33홈런-123타점의 최형우, 26홈런-116타점의 박석민, 26홈런- 90타점의 이승엽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어떤 투수도 피해가기 힘들다. 3∼6번의 4명이 올린 타점만 무려 466타점이다.
힘든 불펜진을 타선으로 메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특히 NC와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어 둘 중 어느팀이 올라와도 체력적인 면에선 삼성이 우세하다. 상대 마운드의 구위가 떨어진다면 힘있는 삼성 타선이 충분히 대량 득점을 할 수 있다.
삼성 선수들은 그동안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겨야 할 경기에선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이기는 팀워크를 갖췄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도박 의혹 선수들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 결정이 난 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는 것"이라며 남은 선수들로 우승에 도전하겠다라고 했다. 위기에서 더욱 집중력과 경험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한국시리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