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우리가 더 좋을 걸요."
두산 베어스 김현수가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둔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밝게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취재진이 "1차전에서 이겨서 그런지 NC보다 두산의 분위기가 더 좋다"라고 하자 "아마 1차전에서 졌어도 우리팀의 분위기가 NC보다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밑에서 올라온 팀과 위에서 기다린 팀의 부담감의 차이가 크다는 것. 김현수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7시즌이나 포스트시즌을 뛰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63경기를 뛰었다. 짜릿한 결승타와 아쉬운 범타 등 산전수전 다겪었다.
김현수는 "밑에서 올라온 팀은 잃을 게 없다. 그야말로 보너스 게임이다"라며 "그러나 위에서 기다린 팀은 당연히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속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했다.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기다린 팀이 1차전에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에 부담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것. 부담감에다가 쉬면서 경기감각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1차전이라는 부담감이 크다. 쉬다가 관중이 꽉찬 구장에서 큰 함성을 들으면서 경기를 하면 아무리 경기를 많이 치렀어도 긴장을 하게 된다"면서 "우린 먼저 준PO를 했으니 1차전이 1차전 같지 않다"라며 1차전에서의 두산과 NC의 차이를 말했다.
두산은 2차전서는 8회초 1점을 내며 앞섰다가 8회말 2점을 내주며 1대2의 역전패를 했다. 이런 경기를 하면 웬만한 팀이라면 분위기가 가라앉게 마련.
두산은 이런 경험도 많이 했다. 2013년 준PO때는 넥센에 2연패 후 3연승을 했고, 이어 벌어진 LG와의 PO에선 1차전 승리후 2차전서 0대2로 완패했지만 3,4차전을 내리 이기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이때도 '잃을 것이 없다'는 여유로움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고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냈었다.
큰 경기를 많이 치른 경험과 3위팀으로 올라온 여유가 잠실로 온 두산의 가장 큰 무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