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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니퍼트에 당한 굴욕 제대로 갚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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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에 더스틴 니퍼트가 있었다면, NC 다이노스에는 재크 스튜어트가 있었다. 스튜어트가 한국 무대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아주 중요한 경기에서 해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스튜어트는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등판, 9이닝 1실점 완투승으로 팀의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하루 전 열린 1차전에서 팀이 0대7로 완패했고, 타선이 전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2차전마저 내줬다면 NC는 한국시리즈 티켓을 두산에 내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튜어트의 불꽃같은 투구로 시리즈 전적은 1승1패 균형을 맞추게 됐다.

사실 두산 니퍼트, 팀 동료 에릭 해커의 성적, 이름값과 비교하면 스튜어트가 이런 놀라운 투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한 이는 많지 않았다. 시즌 도중 교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와 그렇게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경기 전 상대팀 두산은 스튜어트를 경계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절대 치기 쉬운 공이 아니다"라고 했고 주포 김현수도 "조쉬 린드블럼(롯데 자이언츠)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구위"라고 평가했다.

단순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정말 좋았다. 1회 150㎞가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 3개로 깔끔한 출발을 했다. 3회 오재원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병살 유도로 위기를 넘기며 7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했다. 강력한 직구가 낮게 코너워크 됐고, 빠르고 강하게 휘어지는 컷패스트볼이 매우 위력적이었다. 낙차 큰 체인지업과 커브에도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맥없이 돌아갔다.

위기도 있었다. 스튜어트가 아무리 힘을 내도 타선이 점수를 뽑아주지 못하니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0-0이던 8회초. 1사 후 상대 캡틴 오재원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힘은 있었다. 147㎞ 초구 직구가 들어갔다. 하지만 오재원이 잘쳤다. 오재원은 지난 7월 26일 스튜어트를 상대로 마산에서 홈런을 뽑아낸 적 있었던 천적이었다.

그렇게 통한의 패전투수가 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동료들이 스튜어트를 도왔다. 지석훈의 결정적인 동점 적시 2루타에 이어 스퀴즈 작전 시 나온 상대 투수 함덕주의 폭투로 결승점이 나왔다.

8회까지 105개의 공을 던졌었다. NC도 마무리 임창민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기 흐름상 스튜어트가 나서야 할 분위기였다. 사실 8회 역전으로 없던 힘도 생길 수 있는 순간이었다. 스튜어트는 9회에도 혼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마지막 122번째 공을 던지며 김현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9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 1차전 니퍼트에게 당한 굴욕을 스튜어트가 제대로 갚아줬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