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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관전평] 들뜨지 마라, 이제 1경기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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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다. 포스트시즌에선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너무나 궁금했다. 스와잭이 없는 두산의 오른손 불펜진. NC의 강타선을 상대로 어떤 공을 던질까.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아쉽게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니퍼트가 완봉승을 할 줄이야. 그래 인정한다. 니퍼트는 니퍼트다. 담당 기자가 봐도 할 말이 없는 완패다.

NC 입장에서는 김경문 감독이 우려하는 부분이 모두 나오면서 손 쓸 수가 없었다. 경기 전 경계해야 한다는 실책이 나왔고, 긴 이닝을 던져주리라 믿은 에이스 해커도 무너졌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점 차 열세를 뒤집은 두산 타자들. 확실히 타격감이 올라왔다.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1경기다. NC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 막 몸을 풀었다고나 할까.

이날 NC 타자들은 니퍼트에게 3안타 2볼넷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속구에 번번이 방망이가 밀린 결과다. 그런데 이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150㎞가 넘는 니퍼트의 강속구가, 지금은, 유독 빨라 보일 것이다. 지난해 삼성 선수들도 넥센과의 한국시리즈에서 밴헤켄, 소사의 직구가 그렇게 빠른 줄 처음 알았다고 했다. 청백전과 실전에서 배팅은 전혀 다르다는 얘기다. 그리고 결과는? 금세 빠른 공에 적응한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산 팬들, 이제 1게임 이겼다고 너무 들뜨지 말라는 얘기다.

두산은 기본적으로 위험 요소가 많은 팀이다. 서두에 언급한 스와잭의 공백. 그의 역할을 해줄 투수가 마땅치 않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함덕주, 이현승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굳건한 신뢰를 보내는 투수는 사실상 둘 뿐인 셈이다. 그래서 이날 니퍼트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투수 운용이 궁금했다. 다른 두산 불펜진이 플레이오프에서의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낙관적으로 보는 야구인들은 많지 않다. 어쨌든 두산에 운이 따랐다. 부상으로 시즌 내내 존재감이 크지 않던 니퍼트가 최고의 피칭을 했다. KBO리그 5년 차를 맞아 가장 훌륭한 투구를 하필이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했다.

하나 더, 두산은 고작 1승에 도취되지 말고 오재원에 대해 고민 좀 해야 할 듯 하다. 타격감이 뚝 떨어진 그는 이날도 4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2개 당했다. 2회 첫 타석 3구 삼진, 4회 두 번째 타석 좌익수 뜬공, 6회 3번째 타석 삼진, 8회 마지막 타석 2루수 땅볼이다. 7대0의 스코어에 가려졌을 뿐, 두산은 캡틴의 존재감이 너무 없다. 그리고 이 부분이 후에 잠실 곰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창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