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무서울 정도다.
'펠레의 저주'가 웨인 루니(29·맨유)와 에당 아자르(24·첼시)에게 영향을 미친 것일까.
루니와 아자르는 자타가 공인하는 팀 내 에이스다. 하지만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명성에 걸맞지 않다.
루니는 2004~2005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대단한 기록이다. 하지만 올 시즌 제동이 걸렸다. 리그 7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치고 있다. 득점 뿐 아니라 폼도 떨어졌다. 특유의 역동성과 여유를 찾아볼 수 없다.
아자르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에 리그 14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8경기에 나서서 1골에 불과하다. 장기인 드리블과 안정적인 볼 키핑도 실종됐다. 두 선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펠레의 칭찬이다. 펠레는 3월 21일(이하 한국시각) 당시 리버풀과의 리그경기를 앞두고 있던 루니를 칭찬했다. 펠레는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루니는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만약 내가 팀을 꾸린다면 무조건 루니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루니는 3월 22일 벌어진 리버풀과의 EPL 원정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팀은 2대1로 승리했지만 체면을 구겼다. 끝이 아니었다. 루니는 리버풀전 이후 2014~2015시즌 종료까지 8경기에서 1골-1도움에 불과했다.
펠레는 아자르에게도 덕담을 건냈다. 그는 4월 24일 벨기에 공영방송 RTBF와의 인터뷰에서 "아자르는 아직 메시와 호날두에 근접한 선수다. 살짝 부족하지만 굉장히 뛰어한 선수다. 최고가 될 것이라는 것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칭찬했다.
아자르는 펠레의 칭찬이 있기 전 2014~2015시즌 EPL 32라운드까지 13골-8도움을 기록중이었다. 하지만 칭찬받은 직후인 33라운드부터 38라운드까지 6경기에서 1골-1도움에 불과했다.
펠레의 저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당시 브라질의 우승을 예상했다. 브라질은 조별리그 1승2패로 탈락했다.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에서는 페루와 독일 중 우승팀이 나올 것이라 점쳤다. 두 팀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도 펠레의 저주가 발휘됐다. 그는 독일과 콜롬비아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반면, 브라질은 우승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콜롬비아는 조별리그 탈락, 독일은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혹평했던 브라질이 이탈리아를 꺾고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했다.
펠레의 저주는 21세기에도 유효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전 프랑스를 우승후보로 점 찍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조별리그 1승2패로 조기귀국했다. 끝이 아니다. 펠레는 "황선홍이 빅리그로 진출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황선홍은 당시 소속팀이었던 수원 삼성과 계약 만료 후 무적 상태로 있다가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채 2003년 2월 은퇴했다.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