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전체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이끄는 한국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모든 면에서 상대보다 나은 완승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슈틸리케 감독은 "11명의 선수가 아닌 팀 전체에게 경의와 축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그동안 많이 뛰지 못했던 선수들 위주로 베스트 11을 꾸렸다. 이 가운데 지동원과 황의조가 1골을 넣었다. 정성룡 김창수 김기희 등 그동안 많이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도 맹활약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누가 경기를 뛰든지 다들 제 몫을 해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완벽한 승리다. 한 치의 물러섬도 없었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선수들이 동기 부여를 끌어올린 비결에 대해서는 '동등한 대우'를 꼽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어떠한 경우에도 선수들을 A급, B급, C급으로 나누지 않는다"며 "대표팀에 오면 동일하게 중요한 선수로 대접한다. 덕분에 선수들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4년 부임 후 2승2패로 안정감을 찾았다. 올해는 14승3무1패다. 다 공격적인 축구로 만들어낸 성적"이라고 한 뒤 "무엇보다 18경기 중 무실점이 15번이다. 예전에도 이런 기록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자랑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오늘처럼 익숙하지 않은, 강팀들과 만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내년 6월 강팀들과 A매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패배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런 대결들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상암=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슈틸리케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우리 팀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팀이다. 11명의 선수가 아닌 전체 팀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다. 쿠웨이트전과 마찬가지로 좋은 점을 보여줬다. 누가 경기를 뛰든지 간에 다들 제 몫을 해줬다. 스코어만 보면 3대0이다. 쉽고 무난한 경기가 됐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60분까지는 까다로웠다. 기술적보다는 피지컬적으로 자메이카가 어려운 상대였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완벽한 승리다. 상대가 피지컬과 신장, 스피드도 좋았다. 어려운 경기가 될거라고 생각했다. 한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3득점뿐만 아니라 득점 기회도 많이 만들었다. 관중들과 TV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경기를 선보였다. 더욱 많은 관중들이 와야할 자격이 있는 팀이다. 11월 미얀마전에서도 많은 관중들이 왔으면 좋겠다.
-3골에 모두 관여한 지동원과 A매치 데뷔골을 넣은 황의조는 어땠나
▶두 선수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 오랜만에 온 선수들도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도록 만드는 이런 분위기가 고무적이다. 지동원 뿐만 아니라 김창수도 월드컵 이후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오랜만에 뛰어서 좋은 활약을 했다. 무엇보다 정성룡 선수. 아직도 비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말로 잘했다. 왜 팀분위기를 강조했냐하면, 이런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해서 나머지 선수들도 적극적이고 하고자하는 의욕을 보이는 팀분위기가 되는 것이 긍정적이다.
-오래만에 나온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이게 하는 비결이 무엇인가
▶어떠한 경우에도 선수들을 A급, B급, C급으로 나누지 않았다. 동일하게 중요한 선수들로 대접한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대표팀에 오지 못한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부진했다든지의 이유가 있다 . 하지만 언제나 이 선수들도 대우하고 존중했기에 선수 본인들이 경기장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보여줬다.
-부임 1년이 됐다. 1년전과 비교했을 때 성과는
▶2014년 부임한 뒤 4경기를 치렀다. 2승2패를 기록했다. 점차 팀이 안정감을 찾아나갔다. 올해는 14승 3무1패다. 1패도 호주 아시안컵에서의 패배가 유일하다. 상당히 좋은 모습이다. 다 공격적인 축구를 하면서 만들어낸 성적이라 고무적이다. 더 많은 볼점유율, 골찬스 등을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18경기에서 15번이나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과연 이런 기록들이 예전에도 나왔는지 궁금하다.
-향후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나. 경쟁력으로 삼고 싶은 점이 있다면.
▶향후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오늘과 같은 대결이 더 필요하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상대들과 더 많이 붙어야 한다. 내년에도 예선 일정이 많이 잡혀있다. 내년 6월 A매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미리 상대를 사전에 선정해서 좋은 상대를 했으면 좋겠다. 강한 상대와 평가전을 하면 패배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런 대결들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