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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국제배구 과외중인 김종민 감독 '명장'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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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대한항공은 김종민 감독 '명장'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부터 국제배구에 대한 무료 과외를 받고 있다. 과외 선생님은 비시즌 기간 영입한 브라질 출신 두 명의 코치들이다. 세터 전담 슈빠 코치와 센터 전담 조르제 코치다.

조르제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슈빠 코치는 구면이다. 2005~2006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대한항공 코치로 문용관 전 감독과 진준택 전 감독을 보좌했다. 7년 만에 다시 대한항공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감독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았다. 오히려 수직적인 한국배구 코칭스태프의 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었다. 두 외국인 코치에게 전체적인 훈련프로그램 구성을 맡겼다. 물론 장광균 코치(공격 전담), 최부식 플레잉코치(수비 전담) 등 국내 코치진과의 역할 분담도 철저하게 나눴다.

무엇보다 김 감독은 슈빠 코치, 조르제 코치와 활발한 소통을 통해 팀 문제점을 개선시키고 있다. 코치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항상 감독실 문을 열어두었다.

이 프로젝트는 이유성 대한항공 단장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다. 기발한 발상을 통해 팀 전력 향상을 고민하는 이 단장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이후 새 감독에게 팀 재건을 맡기는 것보다 대한항공 선수 출신인 김 감독의 얕은 사령탑 경험을 빠르게 끌어올려 '명장'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려는 그림을 그렸다. 2013년 1월 감독대행으로 대한항공을 이끈 김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팀 지휘봉을 잡은 것은 두 시즌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년여 전 신영철 전 감독을 성적부진으로 경질했을 때를 반면교사 삼았다. 감독 교체 카드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김 감독이 '스피드 배구'로 대변되는 국제배구를 구사할 수 있도록 조력자를 붙여준 것이다.

게다가 2015~2016시즌 대한항공이 프로 태동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할 적기라는 점도 프로젝트가 가동된 이유다. 김 감독이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은 뒤 한국 남자배구 최고의 세터 한선수가 군입대했고, 지난 두 시즌 세터 부재에 시달렸다. 한 마디로 반쪽짜리 배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완전체'로 변했다. 한선수가 군 제대 이후 코트에 돌아왔고, 김학민 신영수 곽승석 정지석 전진용 등 기량이 좋은 공격수들이 즐비하다. 외국인 공격수인 마이클 산체스도 V리그 3년차다. 이 단장은 풍부한 자원 속에서 김 감독이 외국인 코치들의 도움을 받아 우승을 이끌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의 의지도 비장하다. 그는 "우리는 항상 우승후보이긴 했다. 이번이 내겐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되면 다음 시즌도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놓치면 힘들다. 선수들도 같은 생각"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