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運)도 강자의 편!'
롤드컵 16강 예선에서 극강의 실력을 선보였던 SK텔레콤 T1이 토너먼트 대진 추첨에서도 최적의 자리를 잡았다.
16강 2라운드 예선이 모두 끝난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르 독 풀먼에서 진행된 '201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8강 대진 추첨에서 SKT는 B조에서 재대결 끝에 겨우 2위로 8강에 오른 ahq(동남아)와 맞붙게 됐다.
하지만 한국팀인 KT롤스터와 KOO타이거즈는 8강 첫 대결에서 만나게 되면서, 두 팀 가운데 한 팀만 4강에 오르는 아쉬운 대진이 마련됐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KT-KOO의 승자와 SKT가 4강에서는 만나지 않는 것이다. 이로써 결승에서 한국팀끼리의 대결도 가능하게 됐다.
이날 추첨에서 KT와 프나틱(유럽), 플래시 울브즈(동남아), SKT 등 조 1위를 차지한 4개팀이 순서대로 8강 대진 첫 자리를 차지했다. 이어 2위팀 가운데 첫번째로 뽑힌 팀은 KOO였다. 따라서 KT가 자리한 8강 1경기 맞상대로 결정됐다. 국내 팬들로선 무척 아쉬운 대목이다.
두번째로는 오리진(유럽)이 호명됐다. 오리진은 16강 D조에서 KT와 1승1패를 주고 받았던 신흥 강호다. 하지만 16강 같은 조에 편성된 팀끼리 결승 이전에는 만나지 않도록 하는 대회 규정에 따라 오리진은 8강 2경기가 아닌 3경기로 배정됐다. 만약 2경기로 자리잡았을 경우 같은 유럽의 프나틱과 만날 운명이었다. 현장에 모인 대부분의 유럽 팬들의 함성이 가장 컸던 순간이었다. 대신 오리진은 플래시 울브즈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3번째로 이름이 호명된 중국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 EDG가 프나틱과 8강 2경기에서 대결하게 됐다. 마지막 주인공이었던 ahq는 어쩔 수 없이 8강 4경기에서 최강 SKT를 만났다.
결국 KT와 KOO 경기에서 이긴 팀은 4강에서 프나틱-EDG의 승자와 맞붙는다. 또 SKT가 4강에 오를 경우 플래시 울브즈-오리진의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프나틱은 유럽의 자존심으로, 1라운드에서 1승2패의 부진을 딛고 2라운드에서 3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롤드컵이 프랑스와 영국, 벨기에, 독일 등 유럽 4개국에서 열리기에 사실상 홈 팬들로부터 엄청난 응원을 받고 있다. EDG는 비록 16강에선 2위에 그쳤지만, 지난 5월 열린 시즌 중간 점검 형식의 '201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SKT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한 강자이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제 실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 재밌는 승부가 예상된다.
SKT가 8강에서 만나는 ahq는 8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재경기를 통해 가장 힘겹게 8강에 오를만큼 비교적 약체로 꼽힌다. 하지만 대만팀 특유의 뒷심을 무시할 수 없다. 플래시 울브즈와 오리진은 대회 전 약세로 꼽혔음에도 불구, 당당히 8강에 이름을 올렸다. 플래시 울브즈는 KOO를 2연속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지난해 12월 창단된 오리진은 1라운드에서 KT를 꺾으며 신생팀 답지않은 파괴력을 보이기도 했다.
8강전은 16~18일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펼쳐진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