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흥국생명-현대건설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1라운드 경기.
풀세트 접전 끝에 흥국생명의 승리로 승부가 마침표를 찍자 국가대표 레프트 이재영(흥국생명)의 뺨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감정이 복받쳐올랐단다. 경기가 끝난 뒤 이재영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 한 차례밖에 이기지 못했다. 너무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1세트를 따내고 2, 3세트를 내준 뒤부터 너무 이기고 싶었다. 그래서 감정이 복받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재영은 양팀 최다인 32득점을 폭발시켰다. 외국인 공격수보다 더 많은 득점을 올렸다. "32득점을 올린지 몰랐다"며 웃은 이재영은 "점수는 중요하지 않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운명의 5세트에선 6득점을 기록했다. 14-13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매치 포인트를 따내는 공격을 성공시켰다. 이재영은 "5세트 공격 도맡아서 하면서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세터 도희와 이수정 선생님께 고마웠다"고 말했다.
루키였던 지난 시즌을 보내면서 한 단계 발전한 부분은 무엇일까. 이재영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시즌처럼 떨면서 하고 싶지 않았다. 또 리시브와 수비에서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신의 플레이를 100점 만점에 85점으로 평가한 이재영은 "3, 4세트 때 경기를 쉽게 풀어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100점을 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때 다른 팀 언니 서브를 받으면서 훈련했는데 현대건설에선 다영이의 서브를 받기가 힘들다. 오늘은 더 떨어지더라. 서브 에이스를 하나 먹고 '내가 잡는다'는 생각을 가졌다. 동생한텐 지고싶지 않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인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