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은 짓궂였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후반 갑작스럽게 비가 내렸다. 경기는 10회 연장 혈투로 이어졌다.
다행히 경기를 중단할 정도의 큰 비는 아니었다.
그리고 11일 2차전. 경기 전부터 비가 계속 흩뿌렸다. 오락가락했다. 경기 한 때 햇볕이 비치기도 했지만, 결국 8회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렸다.
마운드에는 두산 노경은. 타석에는 박동원이 있었다. 굵은 빗방울이 그라운드를 때렸다. 결국 심판진은 경기를 일시 중단했다.
3-2 두산에 리드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오후 4시45분. 경기가 중단된 시점이다. 경기 시작 2시간 45분 만이었다.
결국 5시 3분 경.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그라운드 정비를 시작했다.
여기에서 의문 하나. 만약 비가 계속 왔다면 어떻게 됐을까. 두산 팬 입장에서는 우천 강우콜드를 절실히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 역사상 우천 강우콜드 게임은 없었다. KBO 측은 "심판진이 전적으로 판단을 내린다"고 전제를 깔았다.
우천취소의 경우 경기 시작 전에는 경기 감독관이 판단한다. 하지만 경기 시각이 지나면 그 판단은 전적으로 심판진의 몫이다.
경기 중 비가 오면 일시적으로 중단을 시킨다. 그리고 30분을 기다린다. 만약 정상적인 경기 재개가 힘들다고 판단되면, 우천취소가 결정된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이런 상황이 적용될까. 경기 자체가 취소되는 5회 이전과 경기가 인정되는 5회 이후는 다르다.
5회 이전에는 정상적인 경기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경기를 연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5회 이후라면 일시 중단 이후 30분이 지나도 웬만하면 경기를 진행시킨다.
때문에 포스트 시즌에서는 우천 강우콜드 게임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때문에 일시 중단 이후 30분이 지난 상황에서 계속 비가 뿌리더라도 경기 진행을 위해 기다린다. 천재지변이 없는 한 경기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행히, 오후 5시 3분겨이 비가 잠잠해졌다. 경기 속개를 위해 그라운드 정비를 시작했다. 이날 2차전은 경기 중단 딱 32분 후인 오후 5시 17분 재개됐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