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붕 뜬 기분이더라고요."
두산 박건우는 짜릿한 장면을 연출했다. 10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그는 3-3 팽팽한 동점상황에서 10회 대타로 나섰다. 1사 2루 상황에서 두산 벤치는 대타 박건우 카드를 꺼냈다. 그는 침착했다. 넥센 김택형의 3구를 그대로 통타, 우중간을 빠지는 결승 끝내기 적시타를 쳤다.
대타가 끝내기 안타를 친 것은 준플레이오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포스트 시즌을 통틀어도 두번째 일이다. 1호 주인공은 현 두산 타격코치 박철우가 기록했다. 1996년 10월7일 전주 현대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대타 끝내기 안타를 친 바 있다.
더욱 강렬한 것은 박건우다. 그는 포스트 시즌 첫 출전이다. 첫 타석에서 완벽히 '사고'를 쳤다.
1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만난 박건우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막상 타석이 들어서니까 발이 공중에 뜬 기분"이라고 했다.
잠재력 높은 외야수 박건우는 지난 시즌부터 주목받던 신에다. 올 시즌 좋은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다. 7월 몸통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다시 돌아온 9월 그는 찬스에 강한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타로 나서 무려 4할의 타율을 기록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