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호가 자세한 상황을 설명했다.
11일 잠실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
해프닝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두산은 운이 좋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10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 팬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9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마운드에는 조상우, 타석에는 김재호가 있었다. 2B 1S 상황에서 4구째 조상우의 패스트볼이 김재호의 몸쪽을 파고 들었다. 김재호는 황급히 몸을 돌렸지만, 공은 스쳤다.
김재호는 '나가도 되냐'는 제스처를 한 차례 취했고, 문승훈 주심은 사구를 선언했다. 화면으로 볼 때는 김재호의 몸이 아닌 배트에 맞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조상우는 9회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동점이 됐다. 10회 끝내기 안타로 두산이 1차전을 잡았다.
김재호의 '배트 사구' 논란이다.
11일 경기를 앞두고 김재호를 만났다. ㄱ는 "조상우의 빠른 공이 몸쪽으로 들어왔다. 황급히 피했다. 몸에 맞은 줄 알았다. 순간적으로 판단이 되지 않았다. 주심에게 '나가도 되냐'고 했는데, 사구로 판정이 났다"고 했다.
당시 조상우의 공은 김재호 배트에 스친 것으로 화면상 나타났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배트의 뭉뚝한 부분인 '노브'에 맞았다.
정상적으로 배트에 맞는 소리와 노브에 맞는 소리는 약간 다르다. 배트에 맞는 소리는 약간 더 청명한 소리가 나는데 비해, 노브에 맞는 소리는 약간 둔탁한 느낌의 소리가 들린다. 흡사 프로텍트에 맞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 문승훈 주심과 가까이 있던 넥센 포수 박동원도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소리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결국 문 주심은 사구로 판단했다.
넥센은 합의 판정의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조상우의 들쭉날쭉한 제구력에 모든 신경이 쏠려있던 박동원이다. 게다가 김재호의 노브에 맞은 공을 가까스로 포수 미트의 끝 부분으로 잡아냈다. 결국 가까이 있던 박동원도 합의판정 제스처를 취하지 못했다. 당연히 넥센 벤치 역시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했다.
때문에 합의판정을 요청하지 못한 넥센 측의 잘못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모든 것을 살펴보면 김재호이 '배트 사구 논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야구의 일부, 경기의 일부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