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승자는 석현준(24·비토리아)이었다.
소속팀에서 탄 상승세가 슈틸리케호까지 이어졌다. 라오스, 레바논전에 잇달아 나서며 경쟁자로 꼽혔던 황의조(23·성남)에 판정승을 거뒀다.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며 찬스를 만들고 동시에 마무리까지 맡는 '타깃맨'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하지만 볼컨트롤이나 패스 연계에서는 미숙함이 보였다. 강점인 슈팅 능력 역시 지난 두 경기를 통해 제대로 증명되지 못했다. 경쟁에선 승리했으나 100점을 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쿠웨이트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4차전(8일·한국시각)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14일)을 앞두고 낙점한 석현준의 경쟁자는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이다. 지난 3월 뉴질랜드전 이후 7개월 만의 재승선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27·울산)과 지동원을 놓고 고민했는데, 지동원을 한번 더 불러 가까이서 보기로 했다"며 "최근 지동원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출전시간을 늘려나가고 있는 부분도 선발의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1m87의 지동원은 석현준과 마찬가지로 타깃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공격수다. 슈팅 능력도 석현준과 견줘 떨어지지 않는다. 석현준이 전형적인 파워형 공격수라면, 지동원은 스피드를 앞세우는 돌파형이다. 경험은 오히려 석현준을 앞선다. 2010년 전남서 프로데뷔한 이래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2012년 런던올림픽, 2014년 브라질월드컵 등 굵직한 무대를 거쳤다. 그러나 칼끝이 무뎌졌다.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 아우크스부르크를 거치며 총 17경기를 뛰었으나 무득점에 그쳤고, 올 시즌 5경기에서도 득점이 없다. A대표팀에서는 지난 2011년 9월 레바논전 2골 이후 4년 넘게 골맛을 보지 못했다. 반면 석현준은 포르투갈리그에서 6경기를 치른 현재 5골-4도움을 기록했다. 2010년 아약스(네덜란드)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래 가장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먼저 눈도장을 찍은 석현준은 소속팀에서 보여준 움직임과 결정력 등 상승세를 증명해야 한다. 연계 플레이나 세밀함 등 지난달 드러난 약점이 보완됐을지도 관건이다. 지동원은 출전시간을 통해 끌어 올린 감각이 어느 정도 인지에 따라 슈틸리케 감독의 낙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라운드에는 거짓이 없다. 두 번의 시험을 마친 뒤 석현준과 지동원은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