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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은 왜 PS 엔트리에서 제외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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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지바 롯데 마린스는 홈구장인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전을 승리로 이끌며 정규시즌 3위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지바 롯데는 2년만에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진출하게 됐다. 그 순간 기쁨을 폭발시킨 지바 롯데의 팬들과 선수들. 하지만 그 속에 한국인 투수 이대은(26)의 모습은 없었다.

이대은은 앞서 2일 라쿠텐 이글스전에 선발등판해 4⅓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뒤 다음 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재등록이 가능한 날짜는 오는 13일. 따라서 이대은은 10~12일 열리는 2위 니혼햄과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1스테이지에는 출전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는 "향후 이대은을 기용할 장면은 없다. 1년 동안 기대를 하고 기용해 왔는데 성장을 보이지 않았다. 클라이맥스 시리즈는 팀이 단결해야 되는데 만약에 이대은을 기용하면 (결과에 따라) 후회가 남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바 롯데는 클라이맥스 시리즈 1스테이지를 통과할 경우 퍼시픽리그 1위팀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파이널 스테이지를 벌인다. 파이널 스테이지는 14일 시작하기 때문에 이대은의 1군 등록이 가능하다. 하지만 오치아이 코치는 "파이널 스테이지에 가서도 이대은을 올릴 생각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2012년까지 삼성 라이온즈에서 3년간 코치 생활을 한 오치아이 코치는 한국인인 이대은을 팀내 누구보다 이해하려 했던 사람이다. 한국 젊은이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오치아이 코치는 시행착오를 해가며 이대은을 성장시키려고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지금은 더이상 인내심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대은의 능력은 아주 뛰어나다. 그걸 믿고 한층 더 향상시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그런데 그에게는 모자란 점이 많다. 그걸 고치는게 이제 힘이 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대은은 일본 첫 해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선발투수로 5월까지 6승을 장식했다. 당시 위력적인 직구에 자신감까지 생긴 이대은이었지만, 6월 중간계투로 보직 전환 통보를 받았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그를 성장시키기 위한 조치였지만, 이대은은 그 배경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더구나 이대은은 포수가 경험이 많지 않은 3년차 다무라 다쓰히로라는 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투수는 포수와 같은 방향으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이대은은 자기가 던지고 싶은 공을 우선시했다. 그는 서서히 팀내에서 점점 고립돼 갔다.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던질 기회를 잃고 시즌을 마감한 이대은. 투수로서의 그의 능력은 팀내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성숙한 생각은 부족했다. 그가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에 뽑힌다면 선배 포수들과의 소통을 통해 좀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는 있을 것이다.

분명 재능을 가지고 있는 26세의 이대은. 지바 롯데는 그가 좀더 성숙된 정신 자세를 갖추기를 바라고 있다. 이대은은 올시즌 9승9패4홀드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