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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에선 40-40클럽이 MVP로 연결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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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MVP는 넥센 박병호와 NC 테임즈의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144경기의 시즌을 마친 박병호는 타율 3할4푼3리(5위)에 53홈런(1위), 146타점(1위) 129득점(2위), 181안타(3위), 출루율 4할3푼6리(5위), 장타율 7할1푼4리(2위)에 올라있다. 사상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했고, 4년 연속 홈런-타점왕도 기록하게 됐다.

5일 kt와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는 테임즈는 타율 3할8푼(1위), 47홈런(3위), 140타점(2위), 130득점(1위), 178안타(4위), 40도루(5위)에 출루율 4할9푼7리(1위), 장타율 7할9푼1리(1위)를 기록했다. 타율-득점-출루율-장타율 등 4관왕에 등극하게 됐다.역대로 타자 MVP가 탄생한 것은 총 21차례였다. 이중에서 홈런 1위를 하지 않은 타격왕이 MVP에 오른 것은 1987년 장효조(타율, 출루율 1위)와 1994년 이종범(타율,도루,안타,득점,출루율,장타율 1위), 2014년 서건창(타율,안타,득점 1위) 등 총 3차례였다. 나머지 18번은 모두 홈런왕이 MVP에 올랐다. 그만큼 한국 프로야구에서 홈런왕이 MVP에 오르는 경우가 높다.

이렇게만 보면 박병호의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만 테임즈는 4관왕에다가 KBO 사상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없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4명만 기록한 진귀한 기록을 테임즈가 힘과 빠른 발로 이뤄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에서 40-40클럽을 한 4명의 선수는 모두 MVP에 올랐을까. 최초로 40-40클럽을 달성한 호세 칸세코만이 MVP에 올랐고, 나머지 3명은 제대로 경합도 하지 못했다.

1988년 오클랜드의 칸세코는 최초로 40-40클럽을 달성하며 당당하게 MVP가 됐다. 팀도 무려 104승58패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칸세코는 타율 3할7리에 42홈런, 124타점, 40도루를 기록했다. 홈런-타점왕을 차지하며 40-40클럽까지 달성한 그에게 경쟁자는 별로 없었다.

1996년 두번째로 40-40클럽을 달성한 샌프란시스코의 배리 본즈는 당시 타율 3할8리에 42홈런, 129타점, 40도루를 했다. 홈런도 2위였고, 타점 4위로 준수한 성적. 허나 내셔널리그 MVP는 본즈가 아닌 샌디에이고의 켄 캐미니티에게 돌아갔다. 캐미니티는 타율 3할2푼6리(6위), 40홈런(공동 5위), 130타점(3위)을 기록했는데 팀을 12년만에 지구우승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당시 홈런-타점왕이었던 콜로라도의 안드레스 갈라라가를 제치고 만장일치로 MVP에 뽑혔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시애틀 시절인 1998년 42홈런에 46도루를 성공시켜 세번째 40-40클럽에 올랐다. 그러나 그 진기록이 MVP엔 도움이 되지 못했다. 홈런 7위에 타점 5위(124타점)였던 로드리게스는 당시 팀 성적도 지구 3위에 그치며 MVP레이스에서서 힘을 내지 못했다. 텍사스의 후안 곤잘레스가 MVP에 뽑혔다. 45홈런은 4위의 기록이었지만 157타점이라는 49년 이후 최다 타점을 기록한 것이 MVP에 오르는 이유가 됐다.

2006년 워싱턴의 알폰소 소리아노는 46홈런-41도루를 기록했지만 타점이 95개로 낮았다. 내셔널리그 MVP는 58홈런(1위)에 149타점(1위)을 기록한 필라델피아의 라이언 하워드에게 돌아갔다.

4명의 사례로 보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홈런-타점왕에 좀 더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초로 40-40클럽에 오른 칸세코가 MVP가 됐듯 KBO 최초로 기록을 세운 테임즈도 MVP 자격이 충분히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