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용팔이'는 논란 속에 막을 내렸지만 분명한건 올 한 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미니시리즈라는 점이다. 웰메이드 칭송을 받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배우들의 열연이 분명 빛난 드라마였다.
줄거리가 산으로 가고, 과도한 PPL 논란, 표절 논란 등의 암초 속에서도 시청률 20%를 견인한 것은 두 남녀 주인공 주원-김태희의 굳건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믿고 보는' 주원, 원톱 20대 男주연 재확인
주원은 '용팔이'를 통해서 타이틀롤의 책임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여태껏 이런 배역은 없었다. 극 초반 95% 이상을 남자 주연 혼자 소화했다.
카액션, 메디컬신, 강물 투신신 등 고난이도의 신들이 오로지 주원에게 몰려있었다. 주원은 그것을 대역없이 제대로, 실감나게 해냈다.
극 중후반부터는 연상의 김태희와 절절한 멜로까지 선보였다. 건강이 위태로운 여진(김태희)을 염려하고, 그녀의 복수심에 안타까워하는 의사이자 남자인 태현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렸다. 눈물 연기까지 일품이었다.
원톱이 가능한 20대 남자배우의 입지를 재확인 시켰다. '믿고보는 주원' '이래서 주원 주원 하는구나' 등의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특히 '용팔이' 현장의 선후배 연기자들은 주원의 연기 태도와 스태프들과의 조화를 최고로 쳤다.
6회까지 거의 100% 가까운 신을 소화하며 수일째 잠 한숨 못자면서도 주변을 챙기는 그의 살뜰함을 더 놀라워했다. 인성까지도 톱배우인 주원이었다.
주원의 이같은 노력은 올해 SBS 연말 시상식에서 빛을 볼 전망이다. 본인이 대부분 소화한 6회까지 20%가 넘는 시청률을 올렸고, '용팔이' 자체가 2015년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결과에 비춰 봤을 때 누구보다 수상이 유력하다.
▶김태희 '미모 재확인'+'연기력 논란 불식'
김태희는 '명불허전 태쁘'의 위력을 제대로 선보였다. 누워만 있어도 아우라가 느껴지는 화려한 미모는 한신그룹 상속녀 여진의 모습과 딱 맞아 떨어졌다.
평생을 갑으로 산 얼음공주 여진의 모습을 닮은 김태희의 미모는 연기력 논란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극 중반 이후 연기력 논란까지 불식시키면서 '김태희의 재발견'이라는 말도 나왔다.
극 후반부는 여진이 끌고갔던 만큼 김태희의 뒷심이 필요했고, 김태희는 현장에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를 무리없이 해냈다.
2010년 영화 '그랑프리' 참패 후 2013년 드라마 '장옥정'으로 안방극장을 찾아왔지만 연기력 논란은 여전했다. 이후 올해 '용팔이'로 컴백할 당시에도 제작발표회부터 노골적인 연기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찾더니, 비난을 호평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데뷔 16년차 경력에도 불구하고 배우라는 말보다 CF스타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렸던 김태희는 '용팔이'를 통해 연기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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