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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야수의 초라한 민낯, MVP 박용택, LVP '두' 이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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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2015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2시즌 이후 3년 만에 '가을야구'를 못하게 됐다. 9월 30일 현재 9위(62승2무75패).

LG 야구가 왜 이번 시즌 기대이하의 경기력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걸까.

올해 LG 트윈스가 보여준 경기력의 실체를 야수와 투수로 두 차례 나눠 살펴보자. 먼저 LG 야수들의 '민낯'이다.

▶올해 잘 된 것

LG 야수쪽에서 2015시즌에 잘 한 걸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금방 머리 속에서 튀어나오는게 없을 정도로 LG 야수들은 올해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나마 팀 홈런이 2014년(90개) 보다 조금 증가해 113개를 기록했다. 늘어난 게임수(16경기)를 감안하더라도 소폭 상승한 건 분명하다. 주루플레이에선 팀 도루 성공률이 6할2푼1리(2014년)에서 6할5푼3리로 향상됐다.

선수 개인별 성적으로는 베테랑 박용택이 KBO리그 최초로 4년 연속 150안타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팀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타석에선 자기 몫을 다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서상우 유강남 양석환 안익훈 정도는 타격 재능을 확인했고 1군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건 큰 소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약점도 많이 노출했다.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도 한 차례 컨디션 난조로 2군을 다녀오기는 했지만 시즌 마무리를 잘 하고 있다. 수비력은 A급이고 타력은 좀더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잘 안 된 것

LG 야수쪽에서 올해 기대치에 턱없이 부족했던 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넘친다.

먼저 팀 성적부터 보면 타율 9위(0.268), 홈런 10위(113개), 타점 공동 9위(588개), 득점권타율 10위(0.246)다. 홈런과 타점은 가장 큰 잠실구장을 사용하고 있다는 걸 고려해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다. 하지만 부진한 타율과 득점권타율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LG 타자들과 관련 코칭스태프는 철저한 반성 이후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팀 수비에서도 실책이 100개로 다섯번째로 많았다. 지난해(91실책) 비해서도 증가했다.

선수 개인별로 따졌을 때는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어야 할 정성훈(타율 0.284, 9홈런, 45타점) 이진영(0.263, 9홈런, 39타점)이 자신들의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성훈은 불미스런 사고(주차장 음주운전 입건)까지 겹쳐 시즌을 일찍 접었다.

큰 기대를 모았던 이병규(등번호 7번) 최승준 채은성 김용의 손주인 문선재도 부상 등의 이유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MVP 박용택

올해 LG 야수 중 최고의 별은 '어쩔 수 없이' 박용택이다. 그는 30일 현재 타율 3할2푼6리, 159안타, 18홈런, 83타점으로 팀내에서 가장 빼어난 타격 지표를 보였다.

박용택은 2009년 이후 올해까지 7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팀의 중심타자로서 타점 부문에서 타팀 클린업트리오에 비해 떨어지는 건 앞으로 극복해야할 과제다.

▶LVP '두' 이병규

올해 LG 야수 중 값어치가 가장 떨어진 선수는 '두' 이병규다.

등번호 7번 이병규는 4번 타자로서의 기대를 완전히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잦은 부상 때문에 70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2할4푼3리, 12홈런, 35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다.

최고참 이병규(등번호 9번)으로 햄스트링 부상으로 약 3개월 정도 1군을 떠나 있었다. 9월 엔트리 확대에 맞춰 1군으로 올라왔지만 선발 보다 주로 대타로 출전했다. 대타로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51경기에 출전, 타율 2할2푼2리, 1홈런, 9타점이다.

▶오프 시즌에 결정해야할 중요한 것들

LG 야구가 가을야구를 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선 야수 전력 보강이 절실하다. LG 야수 포지션 중 기량이 A급인 선수들로 채워지지 않는 곳이 많다.

3루수 히메네스와 재계약을 할 경우 핫코너 수비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외야수 보강 차원에서 FA 시장을 타진해볼 수 있다. 그렇지만 FA에서 거액을 투자해 선수를 영입할 경우 지금까지 성장해온 유망주들에게 돌아갈 기회는 줄게 된다.

타순 4번을 한 시즌 내내 흔들리지 않고 맡아줄 거포를 찾아야 한다. 4번 타자가 중심을 잃을 경우 타순 전체가 꼬일 수 있다는 걸 LG은 올해 절실히 느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