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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관중 KBO리그, 빼기 아닌 더하기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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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가 역대 최다 관중기록을 갈아치웠다. 거대한 팬사랑을 확인했다. 이제 야구팬들에게 규제를 가하는 '빼기'가 아닌 팬들의 불만을 줄여 만족감을 채워주는 '더하기'를 고민할 때다.

지난 30일 현재 역대 최다관중인 716만3865명을 넘어섰다. 기존 최다관중은 2012년 715만6157명. 18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730만명도 가능하다. 올시즌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팀당 경기수는 16경기씩 늘었다. 전체 관중수 증가가 예상된 바 있다. 이밖에 와일드카드전 도입으로 시즌 막판까지 SK와 한화, KIA, 롯데 등이 5위 싸움을 펼친 것도 플러스 요인. 메르스 여파만 아니었으면 800만에 근접했을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놀랍기만 하다. 강정호(피츠버그)의 해외진출, 타고투저의 그늘 등 실제 경기력 향상은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 야구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리그 전체 구성원이 고개숙여 감사해야 한다.

프로야구가 1990년대 중반의 국민스포츠 인기를 회복하고 이를 뛰어넘은 것은 불과 수년밖에 안됐다. 그동안 야구장 시설보완, 화장실 확충 등 내부노력이 없진 않았지만 팬밀착형 몸부림이 더 많아져야 한다.

SAFE캠페인이 대표적이다. 경기장 내 안전과 쾌적한 관람을 위해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있다. 주류 및 캔과 병은 반입 금지다. 시즌 초반 이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 많았지만 지금은 좀더 익숙해졌다.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한 반입물품 제한과 주류 섭취량 제한노력은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다. 다만 팬들을 납득시키기 위한 후속조치가 미흡하다.

입장 대기시간은 더 줄여야 한다. 대기하는 짜증이 커져도 팬들은 경기장을 찾았다. 이래도 오고, 저래도 올 손님들이니 막 대할 생각을 하면 안된다. 세상사 당연한 불편은 없다. 더욱이 서비스 제공자가 가질 마인드는 결코 아니다. 검사방법 개선과 인원확충이 시급하다.

경기장내 주류는 반입금지지만 경기장 내에선 맥주를 판매한다. 맥주 가격도 내려야 한다. 맛없는 야구장 음식 개선과 말도 안되게 비싼 가격도 애써 외면하면 안된다. 야구장 담을 사이에 두고 서너배 폭리를 취하는 것이 과연 옳은 가 되짚어봐야 한다. 그나마도 간식하나 사려면 이닝을 통째로 포기해야한다. 개선이 시급하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관중 편의는 메이저리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규제할 때만 메이저리그를 들먹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 시즌 초반 SAFE캠페인에 대한 팬들의 불만 목소리가 컸지만 변화노력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KBO와 10개구단은 자축이 아닌 보완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난달 26일 넥센-한화전에서 발생한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남성팬이 외야 관중석에서 경기 도중 가방에서 주사기 10여개를 꺼내 한화 최진행에게 던졌다. 최진행은 깜짝 놀랐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30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은 최진행에게 뭔가 퍼포먼스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결코 일어나선 안될 일이다. 플라스틱 주사기가 아니라 흉기였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입장시 소지품 검사가 수박겉핥기 식이고,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이들을 막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더 가슴을 졸인 부분은 당시 심판진이 퇴장을 명령하자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인원들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건네고 퇴장을 유도했다는 점이다. 몇 십m 이동하자 건장한 경기보안요원들이 보였지만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모르는 문제 관중에게 '아무런 대비가 안된' 아르바이트생들을 접근시켜선 안된다. 경기장 안전만 외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인원 확충이 필요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