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승자는 누가 될까.
지상파 3사가 추석 특집 파일럿 경쟁을 벌였다. 이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젼' '복면가왕' 등 명절 맞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정규 편성에 성공, 시청률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전례들이 있었기에 이번 파일럿 전쟁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에 정규 편성이 유력한 프로그램을 꼽아봤다.
▶ SBS, '심폐소생송'
이번 추석 특집 파일럿 중 가장 호응을 이끌어낸 건 '심폐소생송'이었다. '심페소생송'은 가수들의 옛 앨범에 숨겨진 명곡을 찾아내 다시금 새 생명을 불어넣는 프로그램.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이 '심폐소생사' 자격으로 출연해 1절 무대를 꾸미고, 관객이 '심폐소생'에 표를 던지면 원곡자가 등장해 함께 2절 무대를 꾸민다. 완전체 클릭비가 13년 만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고 추억의 명곡이 다시 불려지면서 그리움을 자극했다. 가수가 아닌 노래에 초점을 맞추면서 차별화를 꾀한 점도 주효했다. 동시에 부활, 세븐데이즈, 박경림 등 다양한 이들이 누구에게나 있는 자신만의 숨은 명곡과 그에 얽힌 사연을 공개하면서 감동까지 전했다. 시청률 역시 26일 5.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파일럿 방송으로는 이례적인 성적을 냈다.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도 당연한 일. SBS 측은 "만약 정규 편성이 된다면 보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 KBS2, '여우사이'
'여우사이'는 유희열 정형돈 유병재의 호흡이 돋보였던 프로그램이다. 라디오의 장점과 TV의 장점을 결합했다는 게 신선한 강점으로 다가왔다. 청취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 라디오 방송의 뒷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는 점은 기대요소다. 그러나 한번 라디오로 들은 방송을 다시 TV로 볼 시청자가 얼마나 있을지가 미지수다.
kBS2 '전무후무 전현무쇼'와 '네 멋대로 해라'는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일단 '전무후무 전현무쇼'는 지상파에서 처음 시도하는 1인 미니멀라이즈 방송으로 1인칭 전지적 전현무 시점이라는 색다른 콘셉트로 관심을 끌었다. 전현무 특유의 '병맛 개그'는 큰 웃음을 선사했지만 다소 산만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프로그램 자체는 신선했지만 호불호가 갈린다는 의견이다.'네 멋대로 해라'는 지난 6월 파일럿 방송 이후 재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이번에는 성시경도 영입해 MC진을 강화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정형돈의 탐색꾼 기질, 안정환의 사이다 화법, 성시경의 일갈이 더해지며 환상의 시너지를 냈다. 다만 옷장 공개가 냉장고를 공개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 패널들 간의 호흡 등은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 MBC, '위대한 유상'
'위대한 유산'은 자녀가 부모의 삶을 직접 체험하며 소통하는 가족 예능. 이름만 들어도 눈물나는 '가족'이란 소재를 전면에 내세워 감동을 안겼다. 부활 김태원은 난생 처음 자페증 투병 중인 아들 우현 군과 동거에 나섰고, 에이핑크 윤보미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을 하루 동안 대신 맡았다. 산이는 미국 고등학교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아버지를 찾아가 그동안의 오해를 풀었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소통을 중심에 둔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네티즌들의 호평이 이어졌고, 파일럿 프로그램 중에서는 최고 성적인 6%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만 '어게인 인기가요 베스트50', '듀엣가요제 8+',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능력자들'은 두고 봐야 할 프로그램이다. '어게인 인기가요 베스트 50'은 '무한도전-토토가 특집'을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로 식상함을 안겼다. '듀엣가요제 8+' 역시 일반인과 걸그룹 멤버가 듀엣을 결성했다는 시도는 있었지만, 많이 본 그림이다. '능력자들'은 일명 덕후층을 일반인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역시 노홍철의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스하지만은 않았다는 점, 출연자들의 적합성 등이 고민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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