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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황재근은 어떻게 '디자인테이너'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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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바야흐로 '전문가+방송인' 시대다. 먹방과 쿡방의 열풍을 타고 요리적 지식과 예능감까지 갖춘 '셰프테이너'가 각광받고 있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과 같이 다양한 분야의 노하우를 지닌 전문가들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 속에서 황재근은 디자이너는 '대세'로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디자인에 대한 자신만의 식견과 감각을 갖췄음은 물론, 독특한 캐릭터에 유쾌한 입담까지 갖췄다. 방송에서 탐낼만한 '예능 블루칩'이 아닐 수 없다.

황재근 디자이너 또한 이 같은 러브콜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기꺼이 시청자들의 품에 뛰어 들었고, 디자이너라는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보이고 있다. MBC '일밤-복면가왕'의 가면을 만들던 그는 '마이리틀텔레비전'의 유쾌한 BJ로 변신했다. '세바퀴', '라디오스타', '사람이 좋다' 등 예능부터 다큐까지 점령하며 '디자인테이너'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복면가왕' 가면 디자이너임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 가면 제작이라는 게 생소하지는 않았나. 선뜻 수락했을지 궁금하다.

오히려 (제안이) 반가웠다. 내가 다닌 앤트워프가 아방가드르한 패션을 추구하는 디자이너들을 많이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못 다루는 영역이 없다.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극대화하는 것에 익숙했었다. 원래 악세서리나 헤어피스도 좋아해서 가면이라는 게 낯설지 않았다. 입는 게 아닌 얼굴에 씌어질 뿐이지, 요소나 디자인적 콘셉트를 담아내는 것은 마찬가지니까. 다만 어려운 점은 실질적으로 가면을 썼을 때 출연자가 편해야 하고, 콘셉트가 명확히 드러나야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꼭 패셔너블하거나 멋있기만 할 필요는 없다는 점, 그런 것들이 오히려 어려웠다. 한 두 회 하다 보니 대중성과 독특함 사이에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되더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때도 느꼈지만, 방송과 궁합이 꽤 잘 맞는 것 같다.

"저도 제 스스로가 방송을 좋아하는 줄 몰랐다. 방송을 하고 싶어서 한다기 보다는, 하다보니 재미를 느끼게 됐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재미있는 스토리텔링도 엮어내기도 하고. 카메라가 두렵거나 그러진 않는데, 그렇다고 일부러 연구를 하진 않는다. 카페에서 깔깔 거리며 웃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한다. 어느 순간부터는 연구해서 행동해야 하는 때가 오더라. 그래도 절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자연스러운게 보기 좋다'고 말씀을 많이 해 주신다. 저답게 자연스럽게 하려고 하는 편이다."

-방송 활동하면서 특별히 도움을 준 사람이 있나.

김구라 형님이 잘 해 주신다. 웃길 법한 멘트를 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제가 웃는 모습 자체가 긍정적이고 해피바이러스를 주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재미있다고 소개를 해 주셔서 추석특집 '능력자들'에도 패널로 참여하게 됐다. 많은 조언도 해주시고, 녹화장에서도 잘 해주신다."

-방송에 출연하는 디자이너들과 캐릭터적으로 조금 다른 모습이다.

특별히 어떤 캐릭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제가 '마리텔'을 좋아하는 이유는 익살스럽게 분위기를 가져가면서도 디자이너로서 지식과 정보를 제안 할 때는 정확히 짚어서 얘기하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가지면서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디자이너하면 고매하고 고고한, 저 높은 곳에 계신 선생님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저는 그런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방송이 본업인 디자인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나

아직까지는 특별히 없는 것 같다. 하하. 근데 방송하면서 이런 저런 일이 들어오니까, 다양한 영역에서 디자이너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저는 의상 디자인만 하고 싶지는 않다. 엄청난 판매고를 이뤄내고 그런 디자이너가 아니라, 재미있고 독특하고 그런 것을 추구하는 편이다. 그걸 스스로의 장점으로 받아들여서 어떤 브랜드나 콘텐츠로 풀어갈 기회가 방송을 통해 얻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의상 디자인 외에 어떤 분야에 디자인 감각을 접목하고 싶은지.

여성복이나 남성복 뿐 아니라, 강아지 옷, 화장품 패키지, 인테리어, 도자기 등 다양하다. 원래 도예를 전공했고, 인테리어 자격증도 있다. 화가를 꿈꿔서 그림도 그렸었다. 이런 부분들이 모두 디자이너 손길이 닿았을 때 더욱 패션어블해지는 부분이 있다. 해외 멀티숍가면 옷만 있는게 아니다. 문구, 음반 층별로 다양하다. 저 역시 그런 여러가지 부분에 다 도전하고 싶다. 방송이 그런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셰프테이너'들 처럼, 일종의 '디자인테이너'라고 봐도 될까. 앞으로 방송은 계속 할 생각인가.

디자이너로서 할 얘기가 있는 방송이라면 계속 할 생각이 있다. 패션이라는 것이 우리 생활에 가까이 있어서 많이들 얘기 한다. 그런데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유행 흐름 진단' 그런 것 밖에 생각을 안 하지 않나. 그런데 요즘 요리사 분들이 많이 나오시면서 '셰프테이너'라는 말도 생기고 요리 프로그램도 많이 생겼다. 요리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고 먹방 쿡방도 인기를 얻게 됐다. 디자이너에 있어서 그런 식의 발전, 디자인 영역에의 색다른 시도가 이끌어 내질 수 있다면 방송 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