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히로시마와의 3연전이 중요한 이유는?'
KBO리그는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순위다툼이 펼쳐지고 있다. 24일 현재 팀당 6~9경기밖에 남기지 않았지만 정규리그 우승을 비롯해 3위, 5위 등 주요 순위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잔여경기의 특성상 서로 물고 물리는 경우가 많아 독주하는 팀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퍼시픽리그의 경우 소프트뱅크가 압도적인 승차로 일찌감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센트럴리그는 막판까지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 오승환이 뛰고 있는 한신이 아슬아슬하게 3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야쿠르트와 요미우리가 2~3경기차 내로 1,2위에 포진해 있다.
이 가운데 한신의 위치가 애매하다. 클라이맥스 시리즈 마지노선인 3위 확보가 우선 순위인 가운데, 24일 현재 2위 요미우리와는 3경기차이지만 4위 히로시마에 2.5경기차로 쫓기고 있다.
한신이 올 시즌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요미우리, 히로시마와의 맞대결에서 일방적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요미우리와는 8승16패, 히로시마에는 7승2무12패로 크게 뒤지고 있다. 문제는 잔여 7경기 가운데 히로시마와 무려 4번이나 만나야 하는 것이다. 25일부터 열리는 3연전이 말 그대로 시즌의 운명을 결정짓는 셈이다.
한신은 히로시마전에서의 팀 타율과 자책점 모두 시즌 평균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는 히로시마도 마찬가지였다. 히로시마는 요미우리와 한신 등 상위팀과의 전적은 상당히 앞섰음에도 불구, 주니치와 요코하마 등 오히려 하위팀들에게 밀리며 4위에 그치고 있다. 그만큼 상대성이 크다는 얘기가 된다. 히로시마로선 클라이맥스 시리즈에만 오르면 충분히 더 높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한신으로선 그나마 다행인 점은 25일부터 열리는 3연전이 히로시마의 홈인 마츠다스타디움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한신은 아이러니하게도 홈구장인 고시엔구장에선 3승1무8패로 절대 열세였지만, 원정(히로시마, 나가노, 도야마 포함)에선 4승1무4패로 대등하게 싸웠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최근 7경기에서 1승6패로 똑같이 부진에 빠진 상태다. 마치 KBO리그의 5위 싸움처럼 '니가 가라 3위'와 같은 형국이다. 두 팀의 타선이 동반 부진하다. 특히 히로시마는 최근 2경기 연속 영봉패로 더 심각하다.
따라서 한신으로선 이번 3연전에서 히로시마를 완전히 따돌려야 한다. 최소 2승1패만 거둔다면 승차가 3.5경기로 벌어지며 안정권에 접어들게 된다. 반대의 경우엔 끝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하지 못하게 된다. 24일 현재 40세이브를 기록중인 오승환은 올 시즌 히로시마전에 9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70에 2홀드 1세이브로 안정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마크 크룬이 지난 2008년 요미우리에서 세운 외국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인 41세이브도 이번 3연전에서 넘어선다면 1석2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어쨌든 한신이 히로시마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기록한다면 막판 대역전극을 노려볼 수 있다. 야쿠르트와 요미우리가 3번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서 한 팀이 밀린다면 한신으로선 최소 한계단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도쿄 라이벌인 두 팀은 올 시즌 11승11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역시 26~27일 운명의 2연전을 갖는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