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청순하고 어찌보면 여성스럽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 털털하기도 하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 연출이 가능한 점이 설현의 강점이다.
무엇보다 설현은 신선하다. 크게 굳어진 이미지가 없기에 조금만 덧칠을 해도 팬들의 반응이 확 온다. 카리스마 넘치는 섹시미를 강조한 SK텔레콤 광고가 대표적인 예다.
그녀의 또다른 장점은 일찍이 연기자로도 활동 폭을 넓혀놓았다는 것이다.
2012년 KBS2 드라마 '내 딸 서영이'로 본격 연기자 세계로 발을 내디딘 설현은 SBS '못난이 주의보' 등 TV 드라마에 다수 출연했다. 올해 1월 개봉된 유하 감독의 영화 '강남 1970'을 통해 일찍이 충무로에도 도장을 찍었다. 이후 그녀는 KBS2 '오렌지 마말레이드'에서 여주인공인 뱀파이어 백마리 역으로 여진구와 호흡을 맞추면서,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를 통해 설현은 많은 연예 관계자 사이에서 여주인공으로 한 몫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춘 '연기돌'로 주목받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후속작이 세다.
설현은 최근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 캐스팅됐다. 은퇴한 연쇄 살인범이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싸우며 딸을 지키기 위해 일생일대의 살인을 계획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설현은 연쇄 살인범의 딸 역을 맡았다. 장르적으로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점도 그렇지만,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연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설경구와 김남길이 호흡을 맞춘다.
이제 설현에게 남은 일은 뛰는 것뿐. 그리고 여왕으로서 왕관을 쓰는 일뿐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