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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발적 4일 휴식, 한화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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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4일을 쉬게 됐다. 지칠대로 지친 한화 이글스로서는 일단 호재다. 그런데 정말 좋기만 한 것일까.

한화가 시즌 막바지에 모처럼 긴 휴식을 얻었다. 2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무려 4일을 쉬게 됐다. 9월 들어 추가 편성 일정에 따른 결과다.

한화는 지난 20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마친 뒤 21~22일에 경기 일정이 잡혀 있지 않아 이틀을 쉬웠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23일 창원 원정경기를 치른 뒤 24일에 쉬고 25일부터 대전 홈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2연전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23일 경기마저 우천 취소되면서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 동안 경기를 하지 않고 쉰다.

지금 시기에 휴식은 더할나위 없이 달콤하다. 사실 이쯤되면 모든 팀이 다 지쳐있기 마련이다. 133경기 체제의 지난 시즌같았으면 이미 페넌트레이스를 다 마쳤어야 했지만, 올해는 144경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아직도 팀별로 최소 9경기를 더 치러야 된다. 모든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을 쳤다. 거의 정신력으로 버티는 시기다.

그런데 한화는 조금 더 특별하다. 지난 겨울부터 강훈련에 시즌 중에는 특타와 야간훈련 등을 소화하느라 다른 팀보다 체력소모가 더 많았다. 그래서 '4일 휴식'은 더더욱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지친 선수들은 힘을 회복할 수 있고, 아픈 선수들은 조금 더 치료를 받을 여유가 생겼다.

객관적으로는 당연히 전력의 플러스 요인이다. 특히 시즌 최종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5위 전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8위로 떨어진 한화의 '5위 탈환' 가능성이 매우 적긴 해도 아예 사라진 건 아니기 때문. 이 휴식이 한화의 마지막 반등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팀의 경기력에 극적인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휴식의 이면에는 '경기 감각 저하'라는 반대급부가 있기 때문. 선수는 기본적으로 꾸준히 경기를 치러야 실력이 유지된다는 게 정설이다. 부상 등의 이유로 한 동안 쉬다가 나온 선수가 시행착오를 겪는 현상을 생각해보면 된다. 특히나 타자의 경우 '경기 감각'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래서 과연 한화 타자들이 4일 휴식 이후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두고봐야 한다.

그나마 투수들에게는 부작용보다는 순작용이 크다. 통상적으로 투수들, 특히 불펜 요원들은 쉬고 나왔을 때 구위가 좋다. 제구력이나 경기 감각은 휴식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 다만 선발 투수의 로테이션은 미묘하다. 선발들은 휴식과 등판에 대해 나름의 리듬과 루틴이 있는데, 이게 흔들릴 위험이 있다. 한화는 원래 23일 NC전에 로저스를 예고했었다. 지난 18일 이후 4일 쉬고 나오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23일 경기가 취소되고 24일도 휴식에 들어가면서 25일 넥센전 선발로 누구를 내보낼 지가 고민이다. 만약 로저스가 나온다면 6일 쉬고 나오는 셈이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