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메리트'는 대표적인 당근책이다. 작동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머니 파워'를 이용해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이끌어내려는 것. 시즌 개막전 계약한 연봉 이외에 성적에 따라 주는 별도의 메리트는 선수들에게는 '보너스' 같은 느낌을 준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보너스를 더 많이 받을 수도 있다'는 인식을 하는 순간, 선수들의 눈빛과 움직임은 달라진다. 그래서 현재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에서 올해 메리트를 단 한 차례도 내걸지 않은 구단은 없다.
그렇다면 이런 메리트는 어떤 방식으로 산정될까. 한 마디로 '적용하기 나름'이다. 어떤 상황이든지 적용할 수 있고, 어떤 경기에든지 걸릴 수 있다. 각 구단별 상황에 따라 약간의 방식 차이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은 대동소이하다. 물론 모든 경기에 걸리는 건 아니다. '당근'은 매번 나오면 효과가 사라진다. 가끔씩 나타날 때 선수들도 더 분발한다.
스포츠조선 취재결과 메리트의 최소 단위는 500만원이다. 가장 적은 단위다. 이를 기준으로 주간 승률, 다승 및 연승에 맞춰 메리트 규모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A팀에게 기본 단위로 한 주간 다승과 연승(3연승 이상시), 승률(5할 이상 달성시)의 복합 메리트가 걸렸다고 가정하자. 이 팀이 주간 6경기에서 3연승 1번에 추가로 1승을 해서 4승2패를 기록했다면 최소한 3000만원(2000만원+500만원+500만원)이 된다.
물론 이 방식은 하나의 예일 뿐이다. 메리트의 단위와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최소 단위는 500만원부터지만, 보통 1000만원부터 시작할 때가 많다. 특히 라이벌 매치나 매우 중요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을 때는 메리트의 기본 단위가 그 두 배로 뛰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면 야구단 프런트 끼리는 "상대팀이 이번 우리하고 경기에 (메리트) 더블을 친 것 같다"고 표현한다. 상대팀이 메리트를 걸었는지 아닌지, 또는 어느 정도 규모로 했는지는 프런트끼리는 거의 다 안다.
하지만 메리트는 특정 기록이나 선수의 성적에는 걸리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이건 '팀 승리'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책이다. 다만 메리트가 걸린 경기에서 특별한 활약을 한 선수가 있다면 그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이 커지기는 한다. 메리트는 승리 기여도에 따라 전체 선수단(코칭스태프와 훈련 보조요원까지 포함)에 차등분배 방식으로 지급되기 때문. 그래서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면 당연히 더 많은 금액을 받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