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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면세점 리베이트, 최근 4년간 1조1305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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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면세점이 여행사와 관광가이드에게 지급하는 송객 수수료, 일명 리베이트가 지난해에만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전체의 87%에 이르는 약 4800억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홍종학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 면세점의 리베이트 규모는 최근 4년간(2011~2014년) 총 1조1305억원에 이른다.

대기업 면세점의 리베이트 규모는 지난 2011년 매출의 2.8%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7.1%까지 수직 상승해 연평균성장률(CAGR) 60.4%를 기록하는 등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중견 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대기업 면세점 리베이트의 6% 수준인 307억원을 지급했다. 단, 동화면세점의 리베이트가 306억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대부분의 중소·중견 면세점은 리베이트를 통한 판촉활동을 벌이지 못한 셈이다.

리베이트 증가에 따라 대기업 면세점의 매출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011년 4조 5000억원 수준이었던 대기업 면세점의 매출은 지난해 7조 300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2조 8000억원이 증가했다. 연평균성장률(CAGR)은 17.3%로 같은 기간 백화점 2.1%, 대형마트 4.0%에 비하면 약 4~8배 가량 높은 수치다. 시장점유율도 84.6%에서 88.3%로 증가하며 9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리베이트를 지급한 면세점은 신라면세점 장충점으로 총 1725억원을 지급했으며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각각 1071억원, 654억원을 지급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그 뒤를 이어 여행사에 약 1000억원, 가이드에게 533억원을 지급해 총 1533억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매출 순위 1, 2위의 매장이 리베이트도 가장 많이 지급한 것이다.

지난 4년간 대기업 면세점의 리베이트 금액은 평균 60% 이상 증가했고, 이에 따라 매출도 매년 20% 안팎으로 증가하고 있다.

홍 의원은 "대기업 면세점들이 막대한 불법 리베이트로 외국인 관광객을 싹쓸이해감에 따라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고사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소중견 면세점 매출은 재벌면세점 매출의 5.9% 수준이다.

홍 의원은 "김낙회 관세청장이 지난 18일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면세점 사업은 대기업이 더 경쟁력 있다'고 말했는데, 재벌면세점들의 경쟁력은 바로 수천억원대의 리베이트인 것이 밝혀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기업 면세점의 무차별적인 리베이트 지급으로 인해 중소중견 면세점이 피해를 본다면 이는 명백한 불공정 거래"라며 "면세점 사업은 정부가 특허권을 제공하는 사업이므로 그 혜택이 특정 재벌기업에게만 집중되면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재벌면세점 리베이트의 불법 여부를 샅샅이 밝혀내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재벌면세점의 리베이트를 금지하고 특허수수료를 현실화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