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마침내 베일을 벗으며 주변 상인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반면 교통난을 걱정하는 주민도 적지 않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고척돔을 언론에 공개했다.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엔 서울대 야구부와 여자 국가대표팀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 고척돔은 총 1948억원을 투입해 서울 구로구 경인로 430번지에 지어졌다.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8만 3476㎡ 규모에 지붕을 덮는 완전 돔 형태다. 그라운드에서 지붕까지는 67.59m다. 일본 도쿄돔보다 5m 높다. 7년 간의 공사를 마친 고척스카이돔은 총 1만8076명을 수용할 수 있다. 포수석과 14m 거리에 다이아몬드석이 있고 관중석과 분리돼 별도의 공간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스카이박스도 마련됐다.
시는 미국 스포츠경기장 설계 전문회사의 컨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 수준의 시설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국내 프로야구에도 돔구장 시대가 열리며 많은 관중이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변 상인들의 기대감도 상당히 높았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이미 권리금이 두 배 가까이 오른 상태였고, 넥센과 시의 협상이 잘 마무리 될 경우 더 뛰어오를 것이라는 게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고척돔 근처 A공인중개사는 "평균적으로 권리금이 40~50%로 올랐다고 보면 된다. 5000만원 하던 곳이 대부분 1억원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지금은 나간다는 사람이 없다. 물건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넥센이 들어오는 것이 확실한가"라고 기자에게 물으며 "상인들은 어느 팀이 들어올지 모른다. 넥센과 시의 협상이 잘 마무리된다면 권리금은 더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B공인중개사의 예상도 비슷했다. 이 공인중개사는 "잠실구장 근처 신천 골목도 권리금이 상당히 비싸지 않은가. 이 곳도 야구가 열리면 손님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며 "술집이나 밥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도 "우리가 파악하기로도 고척돔 완공에 따른 주변 상권 권리금 상승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통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고척돔은 상습 정체구간으로 손꼽히는 경인로와 서부간선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야구 경기가 열릴 때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 또 시는 야구가 없거나 비시즌에는 콘서트 등 문화행사장으로 활용할 예정인데 이 때도 1만명 팬의 운집에 따른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는 주차장 규모가 잠실구장(1250여개)의 3분의 1 수준에 부족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교통난을 해소할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근처 슈퍼마켓 한 업주는 "목동에 경기만 있어도 이 곳의 교통이 혼잡해진다. 오후 4시께 차가 막히기 시작하면 '아 오늘 목동구장에서 경기가 있구나' 생각할 정도다"며 "그런데 여기서 야구가 열리면 더 심해질 것이다. 주민들은 벌써 불편함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동에 사는 윤상일 씨는 "돔구장에 대한 호기심 만으로 고척돔을 찾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매번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주 올 것 같지는 않다"며 "생각보다 주변 먹거리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