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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여 사과한 신동빈 롯데 회장, 그러나 경영권 의지는 '명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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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대한민국 기업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0)이 롯데의 '일본 기업'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신 회장은 "한국 상법에 따라 세금도 내고 있고 근무하는 사람도 한국인들인 만큼 롯데는 대한민국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 출석에 앞서 오전 9시 '아시안 비즈니스 카운실(ABC) 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신 회장은 당초 예정됐던 기조연설 대신 짧은 개막 인사만 하고 바로 롯데호텔 집무실로 돌아와 국감을 준비했다.

국감장에서 의원들의 지적에 바로 수긍하는 등 공손한 태도를 유지한 신 회장은 다수의 의원들이 "롯데가 협력회사 등에 대해 높은 수수료 등을 물리는 등 중소기업과의 상생 의지가 약하다. 불공정거래 행위 또한 빈번하다"고 지적하자 신 회장은 이에 대해 사과하며 "회사가 성장해온 과정에서 미진한 부분을 개선해서 좋은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김태환 의원(새누리당)이 대국민 사과의 기회를 주자, 신 회장은 증인석 자리에서 일어나 "국민께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짜 부끄럽게 생각하며 죄송하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이어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100% 동의했고, 내년 2분기까지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추가적 경영권 다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2차 형제의 난, 경영권 분쟁의 소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신 회장은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롯데를 분리해 형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맡기는 방안에 대해서는 "주주로부터 위임을 받아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한·일 롯데가 같이 가는 게 시너지 효과가 크고 주주가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한·일 분리는) 적절하지 않다"고 명확히 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일본으로 출국했던 신 전 부회장은 최근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호텔롯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호텔롯데 등기이사에서 해임됐다. 호텔롯데를 마지막으로 한국 롯데그룹 모든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의 입국이 이 문제와 관련한 이의 제기나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협의를 위해서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입국 시점이 롯데그룹의 국정감사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국회 관계자 등에 본인의 입장을 피력하기 위해 들어온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