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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수원, 갈 길 바쁜 FC서울… 슈퍼매치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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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수원에서의 올 시즌 첫 만남. FC서울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수원 삼성이 5대1로 대승하며 슈퍼매치의 새 장을 열었다.

6월 27일, 서울에서의 두 번째 만남. 3만9328명이 운집했다. 설욕과 추억이 뒤엉켰다. 그러나 기다리던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득점없이 비기며 두 팀 모두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K리그가 자랑하는 최고의 히트상품이자 꿈인 '슈퍼위크'가 다시 밝았다. 9월 19일 오후 3시 5분, 수원에서 세 번째 무대가 열린다. 수원과 서울, 설렘이 가득한 슈퍼매치가 그라운드를 수놓는다.

슈퍼매치는 전쟁이다. 승자독식이다. 승리한 팀이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선다. 패전의 멍에를 안은 팀은 온갖 비난의 화살을 감수해야 한다. 현재 두 팀의 머리 속은 '승리'뿐이다.

현주소는 극과 극이다. 그룹A행을 확정지은 2위 수원(승점 54)은 느긋하다. 최근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를 달리고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렀지만 5위(승점 45)로 떨어진 서울은 갈 길이 바쁘다. 그룹A행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이라 발걸음도 무겁다. 슈퍼매치에서 반전을 이뤄야 2위 싸움에도 가세할 수 있다.

서정원 수원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은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만해도 최 감독의 미소가 더 컸다. 서 감독과의 대결에서 5승1무2패로 우세했다. 올 시즌 판세가 또 달라졌다. 서 감독의 여유가 넘친다. 1승1무의 기록으로 최 감독을 압박하고 있다. 상대전적에서 여전히 우세한 최 감독은 시계를 제자리로 되돌려 놓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서 감독은 "서울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1무1패에다 최근 경기에서도 2무1패로 분위기가 처져있다. 서울은 여러가지로 독을 품을 수밖에 없다. 분위기를 쇄신해야 하는데 슈퍼매치에서 지면 영향이 더 크다. 나도 그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며 "인천전이 끝나자마자 샤워 직후 바로 슈퍼매치 준비에 들어갔다. 팀 전체가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 전혀 물러서고 싶은 마음이 없다. 서울보다 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어느 하나 흐트러짐없이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도 더 집중하고 있고,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은 19일 인천에 1대0으로 승리했지만, 서울은 전북 원정에서 0대3으로 패했다. 최 감독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고 했다. 위기감이 선수단을 휘감고 있다. 1대5의 대패를 여전히 잊지 않았다. 받은 만큼 되돌려준다는 각오도 유효하다. 결국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초심을 되뇌이고 있다. 수원보다 3~4배의 땀을 더 흘려야 반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수원은 여전히 부상병동이다. 김은선 서정진 오범석 등이 부상이다. 그래도 걱정은 없다. 시즌 내내 부상이 괴롭혔지만 내성이 생겼다. 대체 카드가 족족 성공하고 있다. 그래도 믿을맨은 역시 한국 축구의 미래 권창훈이다. 4-1-4-1 시스템의 키를 쥐고 있다.

서울은 스리백의 한 축인 이웅희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수비라인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공격에서의 관건은 역시 박주영의 복귀다. 최근 2경기 연속 엔트리에서 제외된 그는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최 감독은 박주영의 컴백 가능성을 묻자 "50대50"이라고 했다.

슈퍼매치는 변수가 많다. 최대의 적은 흥분이다. 어느 팀이든 평점심을 잃는 순간 눈물과 맞닥뜨리게 된다. 어느 팀이 더 간절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푸른 수원과 검붉은 서울의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승부는 '0'에서 시작된다. 세 번째 대결의 주인공은 수원일까, 서울일까. 운명의 시간은 그 날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