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맞춰잡는 투수다. 넥센은 공격성향이 강한 타자들이 많아서 내가 잘 맞는 것 같다."
우규민은 "목동구장이라 홈런을 의식했다. 몸쪽 직구가 잘 통했다. 상대 타자들은 변화구를 많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수비수들의 집중력 있는 플레이가 도움이 많이 됐다. 3년 연속 10승을 하고 싶지만 그건 운이 따라야 한다. 남은 경기에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G 트윈스 '옆구리 투수' 우규민(30)이 환상적인 제구력을 보여주었다. KBO리그 최강 넥센 히어로즈 타선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우규민은 넥센 상대로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를 이어갔다.
우규민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15 프리미어 12' 예비 엔트리(45명)에도 포함됐다. 우규민은 10월 결정될 최종 엔트리에 꼭 포함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 국가대항전에 나가 자신의 국제 경쟁력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넥센전 처럼 던진다면 최종 엔트리 발탁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우규민은 KBO리그 사이드암 투수 중 A급으로 평가받는다. 매우 정교한 제구력을 갖고 있다. 또 변화구(커브 체인지업 싱커)가 다양하며 또 적재적소에 잘 던진다.
그는 16일 목동 넥센전에서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7이닝 3안타 1볼넷 무실점. 총 투구수는 93개였다. LG가 4대1로 승리했다. 우규민은 자신의 최근 3연패를 끊고 시즌 8승째(9패)를 올렸다.
우규민은 4회 2사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넥센 강타자 박병호만 2회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택근이 첫 안타를 치기 전까지 11타자 연속 무안타였다.
우규민은 구위로 넥센 강타선을 제압했다. 구속이 아닌 면도날 제구력과 공격적인 투구가 통했다. 대부분의 공들이 무릎 아래쪽에 꽂혔다. 높은 공이 없어 장타 위험은 낮았고 땅볼 타구가 많았다.
넥센 좌타자 스나이더는 우규민의 낮은 커브에 두 차례(1회, 4회) 연속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유한준은 2회 우규민의 몸쪽 싱커를 쳐 병살타로 물러났다. 김민성도 5회 무사 1루에서 낮은 싱커에 방망이를 갖다대 병살타에 그쳤다. 루키 임병욱(좌타자)은 두 차례 낮은 직구에 삼진을 당했다. 임병욱은 스트라이크존 몸쪽 낮게 꽉 찬 직구에 삼진을 당한 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LG 야수들도 공수에서 역할을 충실하게 했다. 정성훈이 음주운전 사건으로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하지만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서도 LG 선수들은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LG는 3회 양석환과 박용택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뽑았다. 양석환은 2-0으로 앞선 4회 2사 후 추가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유격수 오지환은 수비에서 우규민을 도왔다. 2회 유한준의 땅볼 타구와 5회 김민성의 땅볼 타구를 깔끔하게 병살 플레이로 처리했다.
3루수 히메네스는 6회 1사 주자 3루에서 서건창의 직선타를 더블아웃으로 처리했다.
외국인 선발 투수 소사는 8회 구원 등판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단 1점도 안 주기 위해 초강수를 두었다. 소사는 지난 9일 한화전 완투승 이후 7일 만에 등판했다. 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넥센은 9회 유한준의 적시타를 쳤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필승조(조상우-한현희)까지 투입, 총력전을 펼쳤다.
목동=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