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중요한 때에 돌아와줬네요."
시즌 막판 치열한 '5위 싸움'에서 KIA 타이거즈가 승리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잔여경기수가 많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 5위 롯데와 불과 1경기 차이인데, 3경기를 더 남겼다. 마지막 순간 이 3경기는 분명 KIA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정말로 남은 경기가 순위 경쟁의 플러스 요인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팀 전력이 안정돼 있어야 한다. 팀 전력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경기를 더 치러봐야 패전만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KIA는 어떨까. 잔여 경기를 플러스 요인으로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을까. 일단 현재 상황에서는 'Yes'라고 할 수 있다. 팀 전력의 핵심 선수들은 물론 백업 선수들까지 부상의 위협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다. 게다가 팔꿈치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져 우려를 안겼던 외국인 투수 에반까지 건강하게 돌아왔다. 특히나 에반의 컴백은 앞으로 KIA의 5강 싸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에반은 원래 15일에도 실전 등판이 가능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이날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에반은 완전히 부상에서 회복된 상태다. 연습 피칭도 실전처럼 했고, 의학적으로도 전혀 이상이 없다는 판정이 나왔다"면서 "사실 오늘(15일)부터라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선발이 스틴슨인 관계로 실전 투입을 하루 미뤘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규정상 외국인 선수는 한 경기에 2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브렛 필이 붙박이 4번으로 고정된 상황이라 선발로 스틴슨이 나오면 불펜투수 에반은 경기에 투입할 수 없다. 그래서 일단 에반은 15일자로 1군 엔트리에 돌아온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16일 출격 가능성은 대단히 크다. 물론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박빙의 승부처라면 에반은 확실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 KIA 불펜 상황을 미뤄봤을 때 에반의 컴백은 상당한 전력 플러스 요인이다. 팀 분위기 자체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에반은 지난 8월29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엔트리에서 빠졌다. 팔꿈치 통증은 투수들에게 쉽게 발생할 수 있는데, 금세 나을 수도 있고 심각하게 커질 수도 있다. KIA는 신중하게 에반의 재활을 진행해왔다. 17일이 걸렸다. 적신호가 켜졌던 에반의 팔꿈치는 다시 청신호로 바뀌었다. 에반은 KIA가 시즌 후반기 상승세를 타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투수다. 7월에 필립 험버의 대체 선수로 합류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했다. 12경기에 나와 4승4홀드에 평균자책점 3.18로 팀 기여도가 컸다. 비유하자면 한화에서 송창식의 역할을 KIA에서 에반이 후반기에 했던 것.
그러나 에반이 빠진 뒤로 KIA는 불펜 소모가 클 수 밖에 없었다. 특히 15일 경기에서 선발 스틴슨이 불과 ⅔이닝만에 5실점하며 조기 강판되면서 불펜이 또 힘을 쏟아부었다. 이런 상황에 에반의 합류는 팀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 감독도 "중요한 시기에 잘 돌아와줬다"며 에반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 과연 에반은 남은 경기에서 팀을 5위로 이끌 수 있을까.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