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배우 박해진이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촬영을 앞두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치인트'는 '치어머니'('치즈인더트랩'과 시어머니를 결합한 말)라는 신조어를 양산해낼 만큼 원작팬들의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 내년 초 방송을 예정하고 있지만, 사전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달 중순에는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11일 서울 근교의 한 펜션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해진은 "원작 팬들의 기대감이 높은 만큼 잘해야 한다는 마음도 점점 커지고 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박해진의 요즘 생활은 아주 규칙적이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물 한잔 마시고, 식사 후 네 시간 정도 운동하고 연기 공부를 하다 저녁에 집에 들어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워낙 기대가 큰 작품인 만큼 촬영을 앞두고 긴장감을 잔뜩 품은 채 건강 관리와 작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치인트'는 2010년부터 순끼 작가가 연재 중인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치열하게 살아가는 여대생 홍설과 완벽해보이지만 속을 알 수 없는 대학 선배 유정, 유정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홍설과 묘한 삼각관계를 조성하는 백인호가 주요 등장인물다. 대학 생활의 현실감과 인물들의 심리가 섬세하게 묘사돼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특히 박해진은 오랜만에 대학생 역할을 맡은데 대한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대학생 역할에 맞는 옷을 구하느라 스타일리스트가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며 "원작 속 여름 옷을 보여주려고 백화점을 몇 바퀴씩 돌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디테일에도 하나 하나 신경쓰려고 노력중"이라며 웃음 지었다.
외모 뿐만이 아니다. 박해진은 자신이 맡은 유정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 분석하고 또 분석하고 있다. 처음에는 겉과 속이 조금은 다른, 복잡한 심리를 지닌 극중 유정 캐릭터를 이해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박해진은 "예를 들어 저는 'A'라고 말하면 A가 다인 성격인데 유정은 그렇지 않다"며 "말과 행동 뒤에 숨은 행간의 뜻을 이해하고 그걸 연기로 표현하는 게 어떤 게 가장 효과적일까, 유정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보고 있다"는 말로 고민을 드러냈다.
그렇게 캐릭터를 분석하다보면서 어느 정도 공감 포인트도 보이기 시작했다. "현대인들이 어느 정도는 가면을 쓰고 살고 있다. 뭔가 하고 싶은 얘기, 내가 진짜 원하는 바를 드러내지 못한 채 살아가는 모습을 유정을 통해 보고 공감하는 것 같다. 그런 점들이 시청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라는 것이 박해진이 유정을 통해 시청자와 공감하고 싶은 이야기다.
또한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박해진을 유정에 맞출 수는 없을 것 같다. 반대로 유정 역을 내게로 끌어와서 하나씩 맞춰가는 작업을 해 보는 것. 눈빛 하나, 행동 하나로 심리를 드러내야 하는 만큼, 어떤 액션을 과하게 하기보다는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연기하는 법을 터득해가고 있다"고 유정과 소통하는 그만의 방법을 전했다.
MBC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줬던 이윤정 PD와의 호흡도 기대되는 대목. 박해진은 "개인적으로 감독님 작품 중 MBC '태릉선수촌'을 정말 좋아했다. 섬세한 연출력과 배우들과 차분히 소통하시는 모습이 앞서 남자 감독님들과의 작품과는 또다른 느낌도 든다"며 "'별에서 온 그대'의 장태유 감독님, '닥터 이방인'의 진혁 감독님 등 제가 감독님 운이 좋은 편인데 이번에도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캐스팅에 쏠렸던 뜨거운 관심 만큼, 박해진과 배우들의 호흡도 이목이 쏠리는 부분이다. 특히 박해진은 여주인공 홍설 역의 김고은과 서강준 이성경 등 신예들의 연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하는 만큼 부담이 작지 않을 터. 박해진은 "제가 연장자로 후배들과 잘 맞춰가야 하는 셈인데, 어깨가 무겁기도하고, 여러모로 잘 해줘야겠단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해진은 "내년이면 데뷔한 지 꼭 10년인데 저도 이제 연기적으로 좀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며 "욕심은 내지 않을 생각이다. 일단은 지금 준비중인 작품에 온 힘을 쏟아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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