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데뷔 2년만인 지난해 정규리그 3위를 차지, 포스트시즌까지 올랐던 NC 다이노스는 올해 힘을 더내며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사상 첫 한국시리즈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NC의 퓨처스팀 고양 다이노스가 올해 퓨처스 중부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NC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밝다는 얘기다. 고양 다이노스는 성적뿐 아니라 올해 새로운 연고지인 경기도 고양시에 완전히 안착된 모습까지 보이며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고무적인 성과도 거뒀다.
NC는 지난 11일 강화에서 열린 SK 퓨처스팀과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 시즌 최종전에서 대미를 장식하면서 52승7무43패로 중부리그 우승을 거뒀다. 2위 SK(41승8무53패)와의 승차가 10.5경기로 압도적인 1위였다. 창단 첫 해인 2012년 퓨처스 남부리그 우승 이후 3년만이다. 특히 내야수 김태진은 4할2리의 고타율로 퓨처스리그 전체 타율 1위에 올랐다. 김태진의 4할 타율은 퓨처스 통산 6번째 대기록이다. 내야수 조평호는 82타점으로 역시 퓨처스 전체 1위에 올랐고 김준완은 61볼넷으로 역시 전체 1위, 그리고 박으뜸은 36도루로 전체 2위에 오르는 등 개인성적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창원을 떠나 올해 고양으로 연고지를 옮긴 고양 다이노스는 고양시와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에 힘입어 경기와 훈련에 집중하고,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가동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지역에 자리를 잡았고, 흥행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선례를 남겼다.
'우리동네 야구단'이라는 컨셉트를 내걸고 야구장을 찾는 지역팬들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한 것이 주효했다. 17차례 특별홈경기(주말 공휴일 경기)를 치르며 퓨처스리그 최초로 유료 입장권을 판매하고 전담 응원단을 도입했다. 지역 병원이나, 기업, 점포들과 함께 하는 '제휴사의 날'을 열어 팬들에게 건강검진 서비스, 야구관람 이후 선수단 버스로 영화관으로 이동해 영화를 보는 투어 등은 호평을 받았다. 또 반려동물과의 경기 관람 등 1군에서는 하기 힘든 다양한 이벤트를 접목,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1군 선수를 육성하는 팜 시스템적인 목적에서 더 나아가 외야펜스와 인쇄물 광고, 프로모션 진행과 경품 제공에 22개의 업체와 손을 잡는 등 퓨처스팀만의 광고 파트너십을 끌어내는데도 성공했다. 퓨처스팀이 모기업의 후원만이 아닌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셈이다.
시즌 개막 전부터 'D-ear, 고양시민의 목소리를 들려주세요!'라는 게릴라 이벤트로 새 보금자리에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고, 지역 주민과 호흡하기 위해 고양시에 있는 문화센터 3곳에서 고양 다이노스 박종훈 본부장이 어린이 야구특강을 맡기도 했다. 홈경기 식전행사인 애국가 부르기와 축하공연도 주민들의 참여로 진행됐고 볼보이와 배트보이 역시 지역 유소년 야구단에 기회를 줬다. 경기 진행요원으로 지역 어르신을 초빙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이밖에 경기장 밖에 야구체험존을 설치하고 여름에 어린이를 위한 워터파크존을 운영하는 등 팬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하기도 했다. 덕분에 3000원을 받는 유료경기였던 17차례의 특별홈경기에서 총 6094명, 경기당 약 360명이 찾았고 일부 경기는 매진을 기록했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최준서 교수는 "고양 다이노스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지역 사회와 야구팬에게 보여준 다양한 시도는 퓨처스리그가 중대형 도시를 기반으로 자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박종훈 본부장은 "고양 다이노스로서 첫 해에 팀 성적과 마케팅 모두 좋은 결실을 맺어 기쁘다. 첫 단추를 잘 꿰었으니 내년에 더욱 고양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팀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