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웹드라마 열풍이다.
웹드라마는 말 그대로 모바일 혹은 웹으로 보는 드라마다. 2010년 윤성호 감독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시작으로'후유증', '뱀파이어의 꽃', '고결한 그대' 등 수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초창기와는 달리 싸이더스 iHQ('연애세포'), 삼화네트웍스('봉순이'), 김종학프로덕션 ('두근두근 스파이크') 등 전문 드라마 제작사도 웹드라마 제작에 나섰고 방송사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KBS는 지난해 10월 N스크린 기획팀을 만들고 웹드라마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 상반기 '프린스의 왕자'를 방송한데 이어 '간서치열전', '9초' 등 웹드라마를 단막극 형식으로 편성하기도 했다. CJ E&M음 지난 6월 YG케이플러스 스토리플랜트와 손잡고 '우리 헤어졌어요'를 만들었고, JTBC는 '사랑한다 은동아'를 본방송에 앞서 프리퀄 웹드라마 형식으로 먼저 선보였다. MBC와 SBS도 올해부터 자회사를 통해 웹드라마를 자체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웹상에 공개된 웹드라마는 2013년 10편, 2014년 21편, 2015년 8월까지 25편 등 증가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왜 웹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걸까.
우선 트렌드에 맞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영상시청 패러다임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10,20대의 TV 외 기기를 통한 영상시청 비율은 각각 58.8%, 53.8%를 기록했다. 이제는 '본방사수'를 외치기보다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보고 싶은 영상을 시청한다는 뜻이다. 이런 세태에 웹드라마는 변화하는 소비층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다.
창작의 자유가 상대적으로 보장된다. 웹드라마는 정해진 형식이나 분량이 없다. 일반적으로는 회당 10여 분의 분량이지만 5분에서 30분까지 분량이 자유롭다. 소재 선택도 자유롭다. 시청률에 연연해 막장 스토리를 써야할 필요도, 방송 시간을 메꾸기 위해 억지로 스토리를 늘릴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연기자 입장에서도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신인들 뿐 아니라 김유정 김새론 등 인기 배우들이나 유노윤호(동방신기) 규현(슈퍼주니어)와 같은'연기돌'까지 웹드라마에 출연하는 이유 중 하나다. '연애세포'를 연출한 김세훈PD는 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웹드라마는 간편하다. 부담없이 창작 작업을 펼치면서 공감을 이끌어 내는 탁월한 장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작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기업 협찬을 받아내기도 쉽다. 분량이 적은 만큼 제작비는 일반 드라마의 1/6 수준으로 줄어든다. 또 PPL 제약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협찬을 받아낼 수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구조가 훌륭한 홍보 수단으로 판단될 수 있다.
해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은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웹드라마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세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그만큼 해외 시장을 겨냥하기 용이하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아직은 웹드라마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든 단계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웹드라마 시장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 편성을 받는데도 한계가 있고 최근 젊은 PD나 작가들도 표현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여러가지 제약에서 자유로운 웹드라마에 눈을 돌리게 된다. 또 웰메이드 작품은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후유증'과 같은 작품이 좋은 예다. 당시판타지 스릴러라는 획기적인 장르를 선택해 입소문을 타고 공개 한달만에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고, 우리나라 웹드라마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수출이란 쾌거를 거뒀다. 작품성만 인정받는다면 전세계 어디에서나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집중할 만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당신을 주문합니다' '후유증'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