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끝났다. 또 다시 패배였다. 호펜하임은 14일(한국시각) 독일 진스하임의 라인 네카 아레나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정규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3으로 졌다. 개막 후 4경기에서 1무3패. 아직도 승리가 없다.
한 선수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앉아있었다. 김진수(23·호펜하임)였다. 그는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한동안 앉아 무언가를 생각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경기 후 그를 만났다. 그라운드를 한동안 떠나지 못했던 이유를 물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왜 이기지 못했을까라며 짧게 경기를 돌아봤다"고 했다. 자기 반성은 이어졌다. "아무래도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공수에 있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플레이를 하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런 부분들이 잘 안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남탓은 하지 않았다. 사실 이날 패배의 멍에는 공격진들이 졌어야 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음에도 공격진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하지만 김진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공격진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쨌든 실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수비에서 실점이 나왔다. 수비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어 "어느 팀과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오늘도 제 쪽에서는 절대 뚫리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들어왔다. 첫 실점에서도 제가 조금 더 압박을 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도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울릴만한 자기 반성이자 겸손이었다.
김진수는 "개인적으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좀 더 강해져야 한다"면서 "팀적으로도 조금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왔을 때 승리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잔스하임(독일)=조예지 통신원 choyeji@gmail.com